[닐 도허티의 마켓 나우] 에너지와 인프라의 결합이 바꾸는 투자 지형

에너지 수요가 전례 없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중심은 디지털 경제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의 확산, 난방 및 운송의 전기화, 산업의 탈탄소화, 그리고 제조업의 근거리 회귀 현상이 주요 동력이다.
그중 데이터 센터의 영향은 가히 혁명적이다. 미국은 올해 1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20개 데이터 센터를 포함한 AI 인프라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민간 기업들도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운영자들은 ‘전력이 풍부한 곳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발전소 인근에 신규 시설을 짓기 위해 발전사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설 이전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미국 내 태양광 전력 수요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가 늘어날수록 재생에너지 사용도 증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 기업의 막대한 전력 구매력은 재생에너지 산업의 장기 성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경쟁력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기술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발전이 확산되면서 잉여 전력을 저장해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장기 계약 구조, 송배전 비용 절감, 출력 제한 리스크 완화 등은 투자 불확실성을 줄여준다. 전력 생산 단가의 척도인 ‘균등화 발전단가(LCOE)’가 꾸준히 하락함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력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부터 2030년 사이에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2.7배 확대되고 이 중 95%가 태양광과 풍력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인허가 지연과 전력망 연계 부족은 여전히 신규 프로젝트 상업화의 주요 장애물이다. 승인 절차 단축과 송전망 확충 같은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딜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반발이나 토지 이용 문제 등 사회적 요인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데이터 센터는 디지털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이자 막대한 전력 소비처다. 동시에 재생에너지는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비용 경쟁력과 효율성 측면에서 끊임없이 진화한다. 이 두 분야의 결합은 이미 시작됐다. 이 결합은 앞으로 수십 년간 새로운 투자 기회와 산업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닐 도허티 IFM인베스터스 인프라 부문 운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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