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역사 해설사들이 본 민주주의전당 "문제점 많다"

윤성효 2025. 8. 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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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6월항쟁 해설사 및 활동가, 현장탐방 보고서 통해 지적... "제대로 만들기에 함께 나서겠다"

[윤성효 기자]

 부마재단,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의 해설사와 활동가들은 8월 17일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현장탐방을 진행했다.
ⓒ 조수현
"지금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아래 민주전당)은 제대로 됐다기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언제나 사실에 기반한 민주역사를 해설하는 강사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제대로 만들기에 함께 하기로 한다."

부마민주항쟁·6월항쟁 해설강사와 민주화운동기념단체 관계자들이 '독재미화-민주왜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경남 창원마산 민주전당을 둘러보고 이같이 결의했다.

부마재단·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지난 17일 민주전당 현장탐방을 진행한 뒤 19일 보고서를 냈다.

류은숙 해설사는 "민주전당은 민주주의보다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걸 강조한 듯 보인다. 적어도 우리나라에 있는 유일한 역사 현장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곳(김주열열사시신인양지)인데 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건 이곳에 민주전당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당위성을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보여진다"라며 "시민들은 휴식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여 본질이 왜곡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류 해설사는 "민주전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용 전시를 해야 하는데 5.18 부분이 빠져있고, 창원(마산)지역에 관한 내용으로만 구성돼 있다. 내용은 너무 부실하고, 민주화운동의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고 너무 산만한 구성이라는 느낌이었다"라며 "예를 들면 3.15 부정선거에 대한 영상이 사방으로 동시에 나오니 일반인들의 시선 이동이 정신없을 듯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또 그는 "돝섬 관련 영상은 민주주의와는 전혀 관련 없는 마산 지역 홍보물이다. 마산 앞바다를 영상으로 제작한다면 김주열 열사 시신이 떠올라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4.11민주항쟁이 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류 해설사는 "어린이 활동 공간은 넓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지는 못한 것 같다. 재미있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만들기 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재미있어 하겠지만 교육적 의미 전달까지 될지 의문이다"라며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많은 세금을 들여 지은 건물로 명칭부터 '대한민국'이니 전국 어디에서 오더라도 부끄럽지 않고 알차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본질을 찾아 개선 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립 취지에 맞는 민주전당으로 거듭나길"

변보미 해설사는 "민주전당이 마산에 건립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산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되길 바랐다. 촛불혁명과 빛의혁명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 마산에서 'K-민주주의 홍보관'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전시장으로 건립되길 소망했다"라며 "건립 취지에 맞는 민주전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정화 해설사는 "민주전당이 생겼다고 하여 기대를 가지고 방문했다. 주차장에서 대기하면서 보니 자녀를 데리고 가족 단위의 방문이 많아 그 모습이 흐뭇하고 보기 좋았다"라며 "그런데 시설을 둘러보고 나니 민주주의 전시 공간이 너무 적고 그 내용도 부실해 보여 아쉬웠다. 더 나은 공간으로 개선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경년 해설사는 "민주전당이 마산의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데 너무 실망감이 들었다. 아카이브 디자인의 허접함, 바다와 빛의 상징이 전혀 공감되지 않았다"라며 "영상 소리와 공간의 구분이 없어 집중을 떨어뜨리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정갑숙 활동가는 "민주전당이 생긴다고 했을 때 기대가 컸다. 3.15, 10.18,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마산의 민주화운동 역사가 온전하게 있을 줄 알았다. 촛불혁명, 빛의혁명도 잘 재현돼 있을 것이라 여겼다"라면서 "너무도 깨끗하고 장엄한 외관에 감탄하며 들어갔다. 실내는 전부 새것이고 빛이 났다. 눈이 부실 정도로 넓고 쾌적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분히 둘러보며 민주주의를 만끽하고자 했다. 그러나 걸음이 더해질수록, 공들여 새겨 놓은 안내 글을 읽을수록 공허함이 커진다. 바다, 별, 돝섬, 마산 글자와 영상이 독재자, 부정선거, 군사독재, 부마항쟁, 직선제 쟁취의 역사를 희미하게 만들어 버린다. 별, 바다, 빛 등등 아름다운 것들이다. 이런 아름다운 것들이 민주주의를 가리는 말이 된다는 것을 민주전당에서 알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부마재단,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의 해설사와 활동가들은 8월 17일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현장탐방을 진행했다.
ⓒ 조수현
박정환 활동가는 "민주전당을 찾았지만, 상설 전시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마산 지역에 치중돼 있었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국민들의 정신과 독재에 맞선 교훈을 깊이 있게 보여주지 못해 기대에 비해 많이 아쉽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한영신 활동가는 "어쨌든 민주전당은 전면 폐관한 뒤 우리가 지향하는 바대로 개편되기까지 열심히 나서겠다"라고 전했다.

정인현 해설사는 "민주화의 성지 마산에 의미 있는 공공 건물이 들어선 것에 대해 해설사이자 아이를 키우는 시민으로서 깊이 감사하다. 실제로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시민이 이곳을 찾아주시는 모습이 보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 다만, '대한민국'이라는 대표성에 비추어 볼 때 민주주의 역사를 위한 전시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아쉽다. 공간적 제약 때문인지 마산 민주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진이나 사료들이 부족하고, 대신 '돝섬', '별빛', '별빛 계단' 등 추상적인 표현과 매체예술(미디어아트)이 중심이 되어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이름에 어울리는 민주전당이 되도록 해야"

조수현 활동가는 "민주주의 현장탐방 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의 입장에서 우리 지역에 민주전당이 생긴다고 했을 때 참 반갑고 기대가 컸다. 그동안 민주화운동단체의 상근 실무자로 민주전당 준비에 필요한 자료 요청 및 질문에 최대한 성실히 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의 제공 정보나 요청 사항들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단체의 입장보다는 더 풍부한 내용, 더 알찬 내용, 더 조화로운 내용으로 채워진 민주전당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시범운영 때 보게 된 민주전당은 많은 실망감을 안겨줬다"라며 "3.15와 10.18의 도시 창원에 왜 민주전당이 들어서야 했는지 그 취지를 공감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전시된 3층 전시실은 1층과 2층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였고 그 내용은 너무나 부족했다"라고 평가했다.

조 활동가는 "민주전당이라 하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서 정확히 명시된 민주화운동인 2.28 대구민주화운동은 내용이 빈약하고, 인천 5.3민주항쟁도 전혀 다루지 않았고 5.18은 겨우 그 이름과 단 몇 줄의 내용만 겨우 끼워 넣었다"라고 지적했다.

조수현 활동가는 "부분 수정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갖춘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이름에 어울리는 민주전당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며 "올바른 의도와 취지를 기반한 민주전당으로서의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한 진실되고 풍부한 공간으로서 전면 재개편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창원마산 김주열열사시신인양지(문화재) 옆에 국·도·시비를 투입해 지은 민주전당은 지난 6월 10일 임시운영에 들어갔다. 6월 29일 개관식을 열려다가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일정을 취소했다. 창원시는 부분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원회'는 7월 말부터 창원시청과 민주전당 앞에서 "독재-민주 동거하는 황당한 민주전당, 즉시폐관 전면개편", "시범운영 즉시중단, 수정보완 절대반대", "민주전당은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제대로 된 모습으로 새롭게 개편돼야 한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부마재단,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의 해설사와 활동가들은 8월 17일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현장탐방을 진행했다.
ⓒ 조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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