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막내가 더 받아"…300억 건물 물려준 노모, 패륜형제에 숨졌다

" (아들들이) 또 와서 지X하고 갔다. 나를 또 누르고… "
수백억원대 재력가인 9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주변인과 휴대전화로 통화할 때 이런 얘기를 자주 했다. 그러던 A씨가 지난 4월 7일 서초구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온몸엔 멍이 가득한 상태였다. 그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건 평소처럼 시어머니 A씨를 병원에 모시고 가려고 찾아온 셋째 며느리였다. 당시 112 신고 내용은 “시어머님이 쓰러져있다. 그런데 아주버님들이 같이 있다”였다.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A씨는 이날 자정쯤 결국 숨졌다.
두 형제는 경찰 조사에서 “노모가 자해를 해서 벌어진 일”이란 취지로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두 형제는 어머니가 사망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8일 나란히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와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 모두 형제가 재산 분배에 불만을 갖고 노모를 폭행하다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두 사람의 수첩, 피해자와 가족들의 휴대전화 등에 남은 갈등의 흔적들이 결정적이었다. 숨진 A씨와 주변인과의 통화녹음에는 사건 발생 전부터 아들들의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담긴 A씨 육성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
세 형제에게 각각 100억 건물 등 증여
검찰 등에 따르면 A씨의 사별한 남편은 개인사업을 운영하며 자수성가해 수백억원대 재산을 일군 자산가였다. 2018년 숨진 남편과 A씨는 세 형제에게 공시지가만 100억원이 넘는 서초구 소재 빌딩 두 채의 건물과 토지를 3분의 1씩 사전 증여 및 상속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6개월 전 두 형은 모친 A씨가 본인 명의 서초구 소재 공동주택 건물 두 채에 대해 막내인 셋째와 며느리 등에게 더 많은 재산을 사전 증여 등을 통해 물려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셋째 내외가 평소 형들에 비해 A씨를 극진히 봉양하자 좀 더 챙겨준 것이다.
그때부터 상속 문제를 둘러싼 노모와 두 형제의 갈등이 시작됐다. 자택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두 형제의 수첩에는 노모의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고 직접 찾아간 날의 기록, 그리고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려고 준비한 계획 등이 적혀있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사건 당일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들의 증언도 확보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A씨 부검 결과 역시 형제의 ‘자해’ 주장의 신빙성을 흔들었다. 직접적인 사인은 외력으로 인한 뇌출혈로 자해로 인한 것인지 타인의 상해로 인한 것인지는 판단이 어렵지만, 갈비뼈 여러 대가 연속으로 부러지고 팔이 꽉 잡힌 흔적 등으로 보아 자해는 아닌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노모 봉양 극진했던 셋째에 더 주자 불만

두 형제 측 “자해 말리느라 포옹하고 팔 잡은 것”
두 형제는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형제의 법률대리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노모가 분에 못이겨 주변 사물을 치고 형제들을 때리자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포옹하고 팔을 잡았던 것”이라며 “노모가 골다공증을 앓았고 멍이 쉽게 드는 부작용이 있는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의 다툼에 관해선 “셋째 며느리에게까지 재산이 가는 걸 하소연하려던 취지”였다고 말했다.
존속상해치사죄는 직계존속을 대상으로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줄 정도의 신체 내외에 손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하면 성립한다. 형법 제259조에 따르면 존속을 상대로 한 상해치사는 일반 상해치사보다 최소 2년이 추가된 5년 이상 또는 무기 징역형에 처한다. 아울러 민법상 고의로 직계존속에게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상속권이 박탈된다. 존속상해치사로 기소된 두 형제 역시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그토록 원했던 재산을 단 한 푼도 더 받지 못하게 된다.
■ [반론보도] 〈[단독] “막내가 더 받아”…300억 건물 물려준 노모, 패륜형제에 숨졌다〉 관련
「 본 매체는 지난 8월 19일자 사회면에 〈[단독] “막내가 더 받아”…300억 건물 물려준 노모, 패륜형제에 숨졌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첫째와 둘째 아들은 “고인의 사망 사건은 현재 형사 재판 중으로 망인의 사망 원인이 자해에 의한 것인지 아들들의 폭행에 의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아들들은 폭행의 고의가 없었고, 어머니의 사망에 대해 예견할 수 없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니가 뭔데! 내가 대통령이야!" 윤 폭언, 공동정부 끝장냈다 | 중앙일보
- "피 섞어도 보통 섞는 게 아냐" 네이버·두나무 빅딜 속사정 | 중앙일보
- 여성 시신 가슴에 이빨자국 남겼다…대림동 살인마 충격 최후 | 중앙일보
- 미얀마서 장기 적출 사망한 여성모델…마지막 CCTV 보니 '반전' | 중앙일보
- 친딸 277회 성폭행…그렇게 낳은 손녀도 손댄 70대, 징역 25년 | 중앙일보
- 애 낳고 도망친 코피노 아빠 얼굴 공개…"거주지 평양이라 속여" | 중앙일보
- 보이스피싱 당했는데 뜻밖의 '1억' 횡재…태국 여성 대박 반전 | 중앙일보
- 김건희 측 "적당히 해라"…경복궁 짝다리 사진 유포자에 경고 | 중앙일보
- 25명 모두 마을서 당했다…슈퍼마켓 활보하는 곰, 일본 비상 | 중앙일보
- "한국만큼 안전한 나라 없다"던 내 딸, 영영 못 돌아왔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