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빼고 보자"는 조선일보, '삼성 빼면 늘었다'는 말은 왜 못하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7일 여러 언론에서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보도하고 나섰다.
이는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8월 14일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42개사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18일 <조선일보> 는 "하이닉스 빼면 500대 기업 이익 감소, 기업 옥죌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SK하이닉스 착시를 걷어내면 국내 대기업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CEO스코어의 분석을 전했다. 조선일보>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기자]
"500대 기업 상반기 영업이익 하이닉스 빼면 작년보다 줄어 - <조선일보>"
"500대 기업 영업이익, SK하이닉스 제외하면 전년 대비 1.7% 감소 - <문화일보>"
"상반기 500대 기업 실적 SK하이닉스 제외하면 '역성장' - <매일신문>"
지난 17일 여러 언론에서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보도하고 나섰다. 이는 기업데이터연구소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8월 14일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42개사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해당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18조 51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6조 5694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
| ▲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영업이익 순위 2등인 삼성전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조 6886억 원이나 감소했다. 이는 전체 342개 기업 중 가장 큰 감소액이다. 뭇언론들의 제목처럼 표현하자면 '500대 기업 상반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빼면 6조 원 가까이 늘어'라고 할 수도 있는 셈이다. |
| ⓒ CEO스코어 |
실제로 CEO스코어의 보도자료에서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해당 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보다 높은 점을 강조하며 "SK하이닉스를 빼면, 500대 기업의 상반기 전체 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셈"이라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보고 둘은 못 본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영업이익 순위 2등인 삼성전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조 6886억 원이나 감소했다. 이는 전체 342개 기업 중 가장 큰 감소액이다. 뭇언론들의 제목처럼 표현하자면 '500대 기업 상반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빼면 6조 원 가까이 늘어'라고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처럼 3백 개가 넘는 기업들의 영업이익 총액에서 일부 업체의 영업이익을 제하는 일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단순히 보도자료를 인용하는 걸 넘어서 아예 이를 사설의 주제로 삼은 언론이 있으니 바로 <조선일보>다.
|
|
| ▲ 18일 <조선일보>는 "하이닉스 빼면 500대 기업 이익 감소, 기업 옥죌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SK하이닉스 착시를 걷어내면 국내 대기업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CEO스코어의 분석을 전했다. |
| ⓒ <조선일보> |
이어 "하이닉스를 뺀 다른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조 7294억 원(-1.7%) 줄어든 것"이라며 "하이닉스 덕분에 대기업 수익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업들이 골병들어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술했듯 이러한 관점이라면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액은 자그마치 8조 원에 달하는 수준이므로 국내 대기업 수익성 악화의 책임은 사실상 삼성그룹 전반을 운영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따져야 할 것이다.
허나 사설은 "사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다"라며 그 책임을 "저출산·고령화와 과도한 기업 규제, 강성 노조, 중국의 추격 등"으로 지목한다. 이는 똑같은 환경 속에서 동일업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 한쪽은 영업이익 증가액이 1위이고, 다른 한쪽은 감소액이 1위인지를 설명해주지 않는, 게으른 책임전가에 불과하다.
이어 사설은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추가 개정,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 말과 집권당 행동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라면서 "기업이 활기를 띠고 돈을 벌어야 일자리와 세금이 는다"라며 여당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로 인해 대기업들의 올 상반기 매출이 좌지우지되진 않았을 터다. 기업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까닭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파헤쳐 난국을 타개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다.
<조선일보>의 해당 사설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 '민주당은 반기업적'이라는 프레임에 기반해 일방적인 비방을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항공료 조작 세금도둑', 왜 공개 못 하나
- 갤럭시만 14년 쓴 중년의 '애플 이민', 14개월 후 벌어진 일
- 한편의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 외국인들도 찾는 이곳
- [단독] 김헌동 전 SH사장 "집값안정-LH개혁 나서고 싶다"
- 박정훈에 '외압 느끼나?' 말했다는 유재은, 침묵 속 특검 첫 출석
- 치매 시어머니 돌보며 손주 육아... 지친 이 몸은 누가 돌봐줄까요
- 국방부, 각 군에 '리박스쿨 교재' 의혹 진중문고 폐기 지시
- 김건희 또 진술 거부... 특검 "대부분 '모른다, 기억 안 난다' 해"
- 김문수 찾아간 전한길의 속내 "전당대회 들어가게 해달라"
- 장애인석 '특별석'으로 둔갑해 티켓 판 한화... 결국 고발 당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