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리스크’ 건설업계, 세종고속도로·신안산선 제재 ‘촉각’

이호연 2025. 8. 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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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재와의 전쟁’…행정처분 수위 높을 가능성
시공사 책임 인정되면 수 백억~수 천억원 손실 예상
징벌적 제재만으로 현장 안전 문제 근절 한계 지적도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붕괴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 뉴시스(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새 정부가 ‘산업 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세종~안성 고속도로와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의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고 모두 공사 과정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는 행정처분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사조위는 세종~안성 고속도로와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세종~안성 고속도로 사고는 지난 2월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세종~포천) 9공구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교각 위에 설치 중이던 교량 상판이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고는 교량 상판(거더) 설치를 위한 특수장비인 런처(거더를 인양·설치하는 대형 장비)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런처는 제자리에 있는 거더 위에서 후진(백런칭)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사전 구조 검토 없이 장비가 이동하며 하중이 균일하게 분산되지 못해 연쇄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공사에 쓰인 런처가 ‘전진형’으로 판명되면서 후진이 가능토록 설계됐는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사조위는 그간 붕괴된 거더의 제작 및 시공상태, 전도방지시설 설치 여부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관련 법령 및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품질 시험과 위원회 회의 등을 진행했다. 전문 기관에 의뢰해 런처와 교각의 기울기 변화 등을 분석하고 3D모델링을 활용해 붕괴 시나리오별 구조 해석도 실시했다.

사고 발생 3일 후인 2월 28일 원인 규명을 위해 구성된 사조위는 조사를 진행하다 구체적 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 조사 기간을 지난 4월 29일부터 6월 30일까지 2개월 연장한 바 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2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고속국도 제29호선 세종~안성 간 건설공사 브리핑에서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4월 경기도 광명에서 발생한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는 복선전철 지하터널 공사 중 터널과 상부 도로가 동시에 무너지며 작업자 2명이 매몰된 사고였다. 당시 사고로 작업자 1명이 고립되고 1명이 사망했으며 2300여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책임 여부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적절한 시공 공법 및 자재 사용과 붕괴 징후 사전 인지 및 대응 부실 여부 등으로 사조위의 조사 기간은 내달 14일까지다.

두 사고 모두 시공사의 과실이 인정되면 고강도의 행정처분과 거액의 보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서 책임이 인정돼 ‘영업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처분 시기는 올해 6월 9일부터 내년 6월 8일까지였지만 회사가 행정소송으로 맞서며 영업정지 집행은 정지된 상태다.

아울러 사고 초기 비용으로 1754억원대의 손실액을 실적에 반영했으며 사고수습을 위한 충당금이 그 다음년도 1분기 3377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번 사고도 건설사들의 책임이 인정되면 손실 규모가 수백 억원에서 수천 억원대까지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신안산선 해당 구간의 공사비 지분은 2800억원, 전체 사업비는 1조5369억원 규모다. 전면 재시공, 지체보상금, 손해배상, 추가 안전조치 등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가 2조원까지도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현엔이 시공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사고 구간(청룡천교 540m)에 한정해 전면 철거와 재시공이 이루어진다면 약 300억~350억원 수준의 비용 반영을 추산하고 있다.

사고 구간 전체(1.1km 교량 전면) 재시공이 확대되면 650억원까지 손실이 늘어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구간 전체(4.1km)에 대한 전면 재시공 및 매출 제거까지 부담되면 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는 지난해 회사 손실 규모의 20%를 넘긴 수준이다.

하지만 징벌적 제재만으로는 건설 현장의 안전 문제를 근절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가 1년만 내려져도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와 진행이 사실상 올스톱 되면서 경영에 치명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와 공정 감독,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해 1명의 사망자를 낸 명일동 싱크홀 사고도 사조위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사망 사고가 발생한 오산 가장교차로 옹벽 붕괴 사고 역시 중앙 사조위가 구성돼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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