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한국 개봉한 '스탑 메이킹 센스', 왜 다시 주목받나
[김상화 칼럼니스트]
|
|
| ▲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 |
| ⓒ 찬란 |
이런 분위기 속에 제법 파격적인 작품 하나가 극장을 통해 조심스럽게 음악팬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13일 CGV 단독 상영을 통해 무려 41년 만의 한국 개봉이 이뤄진 <스탑 메이킹 센스>, 그리고 록그룹 토킹 헤즈(Talking Heads)이다.
요즘 젊은 음악 팬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인 토킹 헤즈는 지난 1977년 데뷔 음반 < Talking Heads '77 >를 시작으로 1988년 마지막 스튜디오 음반 < Naked >에 이르는 10여 년의 기간 동안 독특한 사운드와 파격적인 무대 연출 등을 통해 뉴웨이브+펑크+아트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이종 교배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장본인이다.
이들의 창작력이 절정에 달했던 1983년 12월 할리우드 판타지스 극장에서 이뤄진 총 4일에 걸친 공연을 영상에 옮긴 1984년작 <스탑 메이킹 센스>는 콘서트 영화의 색다른 맛을 담아낸 수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
|
| ▲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 |
| ⓒ 찬란 |
라디오 친화적인 1980년대 영국계 뉴웨이브 밴드(듀란 듀란, 컬쳐 클럽, 스펜다우 발레 등)의 맛깔나는 사운드와는 완전히 다른 위치에 놓인, 즉흥성과 실험성이 공존하는 도발적인 음악은 그 무렵 국내 취향과는 거리감이 존재했고 자연스럽게 아는 사람만 아는 밴드처럼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팀의 최고 성공작인 1985년작 < Little Creatures >(LP 시절 유일한 한국 발매작)가 탄생했던 후반기 이후 데이비드 번은 류이치 사카모토 등과 더불어 1987년 영화 <마지막 황제> 음악을 담당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는 등 밴드와는 별개의 활동에 치우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괴팍한 성격 탓에 나머지 멤버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1988년 이후 사실상 팀은 와해되었다(공식 해산은 1991년).
|
|
| ▲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 |
| ⓒ 찬란 |
드미 감독은 또 다른 걸작 <필라델피아>의 사운드트랙을 통해 귀를 흔드는 감동을 안겨준 바 있으며 2000년대에는 싱어송라이터 닐 영의 3부작 음악 다큐멘터리를 연출할 만큼 극 영화 못잖게 음악 소재 작품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바 있는 인물이다.
아카데미 2개 부문을 수상했던 <멜빈과 하워드>(1980)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그는 <스탑 메이킹 센스>에선 록음악계의 반항아적인 밴드였던 토킹 헤즈와 팀의 프런트맨 데이비드 번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화면에 담으면서 극 영화와는 다른 맛의 시각적+음악적 충격을 안겨준다.
|
|
| ▲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 포스터 |
| ⓒ 찬란 |
1980년대의 필수 음악 감상 기기였던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무대로 가져온 데이비드 번이 재생 버튼을 누르면서 영화는 함께 시작된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을 알리는 노래는 다름 아닌 'Psycho Killer'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 들고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데이비드에 이어 악기와 멤버들이 하나 둘씩 차례로 등장하면서 어느새 판타지스 극장 공간은 일련의 음악인들로 가득 채워졌다.
|
|
| ▲ 영화 '스탑 메이킹 센스' |
| ⓒ 찬란 |
"현대 무용의 장편 뮤직 비디오 버전" 같은 느낌의 80여 분에 걸친 전개는 그 어떤 헤비메탈 밴드 이상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히트곡을 잘 모르는 관객들조차 자연스럽게 발장단을 맞추면서 41년 전의 객석 어딘가로 자연스럽게 시간 이동을 이뤄내는 것이 <스탑 메이킹 센스>만의 미덕이기도 하다. 뻔한 구성의 콘서트 영화에 싫증난 분이라면 이 작품이 당신의 뒤통수를 크게 제법 가격할 것이다.
(주)개봉 당시 함께 발매된 동명의 음반(LP)은 고작 38분 정도 공연의 일부분만 담으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1999년 재발매와 2023년 영화 재개봉을 거치면서 보너스 트랙까지 포함된 디럭스 에디션으로 재탄생하며 새롭게 생명력을 얻었다. 꼭 들어보시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을 떠나 살아도 괜찮을지 궁금한 당신에게
- 토론장 바로 옆 빈집털이? 김문수 "당사로 모여달라" 선동
- "여기가 당신 집이야", 41만 노인 두려움에 떨게 하는 한 마디
-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 진짜 '하락세' 맞나?
- 친일파 집안에서 연 '광복 잔치', 이게 말이 되나요?
- 10년째 안 찾아간 파란셔츠, 수선집 할머니의 슬픈 한마디
- "해충인지 익충인지 알 수 없으나"... 서울시 '러브버그' 대응 살펴보니
- 광복=연합국 선물? 김병기 "독립투쟁 비하, 즉시 파면해야"
- [극한호우 한달] 여전한 상흔에 깊어지는 주민 시름…복구는 '하세월'
- 특검, '무인기 의혹' 김용대 재소환…합참 패싱·작전 은폐 추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