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5만명…시니어케어로 ‘쑥쑥’ [내일은 천억클럽]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5. 8. 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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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케어링

지난해를 기점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그토록 걱정하던 초고령사회 진입이다. 고령층 증가는 곧 ‘돌봐야 할 인구’ 증가를 말한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대비가 돼 있는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대비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열고 있는 민간 기업 행보가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게 시니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케어링이다. 2019년 설립돼 직접 관리한 어르신 수만 누적 1만6000명이다. 돌봄 수요 증가에 이젠 없어선 안 될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에 자본 시장과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도 관심이 쏟아진다. 설립 6년 차지만 벌써 시리즈B 투자 유치까지 마쳤다. 누적 투자액만 750억원이다. VC 업계에 따르면, 케어링은 추가적인 투자 유치까지 진행 중이다.

옐로모바일 해외쇼핑사업개발 담당/ 쿠차 사업전략 담당/ 오피지지 재무·전략·인사 담당/ 스퀘어앤코 대표/ 케어링 대표(현) [케어링 제공]
‘우연한 기회’ 포착한 김태성 창업자

커머스·게임 사업 거쳐 ‘시니어’ 안착

케어링을 창업한 김태성 대표는 커리어 대부분을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보냈다. 의류 커머스 플랫폼 쿠차에서 커머스전략 총괄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어느새 5000만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게임 데이터 플랫폼 오피지지(OP.GG) 창업 멤버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방탄커피’로 잘 알려진 키토랩(스퀘어앤코)을 창업·엑시트(매각)한 뒤 케어링을 만들었다.

커리어만 보면 시니어케어 서비스와 거리가 멀다. 김 대표는 우연한 기회를 잘 포착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다양한 사업을 시도한 이유를 돌이켜보면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서였다”며 “우연히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친한 지인이 요양 사업이 어울릴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 뜬금없는 이야기라 지나치려고 했는데 이후 이모와 고모가 모두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뷰해보니 요양보호사들 불만이 상당했다. ‘요양의 최전방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큰 사업을 일굴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시니어케어 시장의 경우 요양보호사 급여를 담합하는 경향이 있었다. 케어링은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아 요양보호사 권익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잡았다. 케어링은 요양보호사에게 업계 평균보다 10%가량 높은 급여를 지급한다. 김 대표는 “요양보호사 급여와 복지 개선을 내세웠을 때 취지에 공감하는 이가 많았다”며 “덕분에 훌륭한 요양보호사와 함께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기준 케어링 소속 요양보호사 수는 5만여명에 달한다.

케어링 사업 모델은 단순하다. 장기요양(요양보호) 사업이 핵심이다. 연결 감사보고서 기준 지난해 매출(821억원) 중 97.6%가 요양보호 사업에서 나왔다. 장기요양등급(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일부 서비스나 비용을 지원하는 사회보험 제도) 판정을 받은 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요양보험과 개인에게 돈을 받는 방식이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약 70~80%는 의료보험에서, 나머지는 자가 부담하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장기요양 사업은 크게 어르신 거주지로 요양보호사를 보내주는 ▲방문 요양 서비스와 어르신이 주간에 케어링 센터로 방문해 각종 식사나 케어 프로그램을 즐기는 ▲주간 보호 서비스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이다.

워낙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인 만큼 매출도 꾸준히 성장일로다. 2021년 113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340억원 → 2023년 643억원 → 2024년(연결 감사보고서 기준) 821억원을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3년 만에 매출이 700% 이상 뛰었다. 다만 아직까지 흑자는 내지 못하고 있다. 워낙 요양보호사 급여 등을 높게 책정하는 만큼 원가율이 상당해서다. 연결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원가가 759억원에 달한다. 원가율이 92.4%다. 매출원가 대부분은 요양보호 매출원가(753억원)가 차지한다. 그럼에도 현재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충분한 시장점유율만 확보하면 실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메디컬 특화 프리미엄 요양원 ‘케어링빌리지’ 더평촌점 내부 시설. (케어링 제공)
‘시니어 하우징’ 사업 확장 박차

케어링스테이+케어링빌리지

최근에는 사업 영역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니어 하우징(요양시설)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작은 경증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케어링 스테이다.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시니어도 거주할 수 있다. 케어링스테이에서는 음악 체조나 노래 연습 등 시니어가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모든 케어링스테이 지점을 응급실이 있는 병원까지 차량으로 10분 이내 이동 가능한 곳에 만든다는 방침이다. 복약 관리와 24시간 응급 대응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4월에는 중증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요양원 ‘케어링빌리지’도 열었다. 케어링빌리지는 의료 서비스 접근성과 시니어 생활 편의성을 극대화한 메디컬 특화 프리미엄 요양원이다. 1호점인 케어링빌리지 더평촌은 가정의학과·피부과·내과·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가능한 전속 의료시설과 물리치료실을 갖추고 있다. 상층부에는 1~2인 객실, 공용 거실, 간호 스테이션, 샤워실 등이 층별로 배치돼 있다. 또 24시간 밀착 의료·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담 간호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등 시니어케어 전문 인력이 상주 근무한다. 특히 전문 의료진이 매일 혈압, 심박수, 산소포화도 등 입주민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일리 체크업’과 더불어 치매·우울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컴커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 대표는 “현재 시니어 하우징 시장은 최고급 레지던스와 4~6인실 중심 요양원으로 양분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개인 전용 공간에서 24시간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시니어 주거 환경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돌봄 인력 양성도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올해만 해도 3만8000명이 부족하다. 인력 수급 불균형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요양보호사 확보가 중요한 케어링은 해외에서 돌봄 인력을 수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센그룹과 손잡고 공동으로 돌봄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인력을 양성한 뒤 국내로 데려와 케어링이 고용을 책임지는 구조다. 센그룹은 매년 약 3000명 규모의 인력을 교육해 독일, 일본 시니어 시장에 파견한다. 장기적으로 케어링은 직접 한국원 교육원과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설립하고 한국에서 외국인 인력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2호 (2025.08.13~08.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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