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세계 최저가' 탄소배출권 바로 잡는다

이경태 2025. 8. 14. 19:2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관련 논의...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회피하지 말자"

[이경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14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계에서 가장 싸게 거래되고 있는 한국의 탄소배출권 관련 제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철강·정유·화학 등 탄소배출량이 큰 산업들의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질 수도 있지만 이대로는 탄소감축은 물론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대한 준비 상황과 주요 내용을 점검하면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법제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2035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라며 이 대통령의 발언 및 지시 등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환경문제와 경제문제는 따로 분리될 수 없다"며 "기후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며 "재생에너지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국가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또 정책 추진 과정에서 철강·정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특수성도 고려할 것.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과정에서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서 이해와 동의를 구할 것 등을 주문했다.

중국은 13달러, EU는 70달러에 거래되는데 한국에서는 고작 7달러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회피하지 말고 적극 대응하자는 것, 오늘 제일 중요한 대통령의 메시지였다"고 했다(관련기사 : 이 대통령 "기후문제, 당장 대처해야 할 핵심과제 됐다" https://omn.kr/2exx9 ).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매년 각 기업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양을 정해주고 그 기준에서 초과하거나 모자른 양을 기업들끼리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15년 도입됐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탄소감축에 힘쓰고 그를 통해 남은 배출권으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국내 탄소배출권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헐값에 거래되면서 이러한 취지는 사실상 망가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나라 배출권은 1톤당 7.6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톤당 13.33달러, EU(유럽연합)에선 70.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우리 기업들은 톤당 1만 원 이하의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 등의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출권 거래제가 거의 작동하지 않으면서 탄소중립 목표도 달성할 수 없고, 기업들의 미래경쟁력도 높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반면, 한국보다 늦게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한 중국은 오히려 이를 적극 활용하면서 녹색성장 및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도 크게 끌어올린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관련 토론은 약 1시간 40분가량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느슨하게 기업들에 배분됐던 배출권 총량 배분을 다시 제대로 해서 기업들의 탄소감축 요인들을 만들고 유상할당 비율도 지금보다 높이되, 그에 따른 수익은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원책으로 사용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지난달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높여 배출권 거래 시장의 탄소 감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8.14
ⓒ 연합뉴스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초안 두고 논의 중... 시민 의견 듣는 시간 필요"

이 대통령이 회의에서 언급한 전기요금 인상은 이러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정상화와도 연관이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발전 부문에 대한 배출권 무상할당 비율을 줄이다 보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는데, 이걸 회피하면 에너지 효율화, 신산업 전환, 차세대 전력망 다 못한다. 그래서 이걸 회피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과 그에 따른 비용 상승 가능성 등을 모두 솔직하게 국민께 밝히되, 그 비용이 취약계층에게 전가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 전체의 편익을 높일 수 있음에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충격이 전가되지 않도록 어떤 안전망을 만들 것인지 지금부터 논의하자, 그래서 그 내용을 만들어서 보고하라고 (이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본래 정해진 시한인 오는 9월까지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유엔에 제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수렴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초안을 가지고 정부 부처들이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시민들의 의견, 특히 청년 및 청소년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지난 3년 간 이와 관련된 정책들이 퇴보하거나 정체돼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라며 "이것도 새 정부 들어서서 정상화 궤도로 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 늦어지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할 수 있는 한 가장 빠르고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