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다 본체 튀어나오기도" '서초동' 착붙 어쏘 변호사 연기한 임성재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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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재 배우 |
| ⓒ 샘컴퍼니 |
어쏘 변호사가 주인공이지만 매일 가슴속에 사표를 품고 다니는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직장 생활기를 훑는다. 퇴사, 이직, 재직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고민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변저스'라 불리는 어쏘 변호사 5인방은 점심 혹은 퇴근 후 함께 밥을 먹는 모임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내일을 향해 달려간다. 극 중 능글맞으면서도 특유의 잔망스러움을 장착한 하상기를 연기한 임성재를 13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짠함과 귀여움 담당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편안한 생활 연기로 돌아온 임성재는 <서초동>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데 감사함을 표했다. 손석구 연출의 단편 <재방송>의 수인, <서초동>의 하상기가 본인 모습과 닮았다고 운을 떼었다.
"국밥 먹다가 우는 장면이라든지, 대표와의 술자리에서 사랑 고백을 듣고 나도 모르게 방울토마토를 입술에 문지르는 장면이 판타지 같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원래 댓글을 잘 안 보는데 귀엽게 봐주셔도 용기를 얻었다고 답했다.
하상기는 남 일에는 크게 관심 없고 돈 모으는 데만 관심 있는 속물근성의 표상이자 개인주의자다. 하지만 후반부 금수저라는 오해를 비롯해 대학 시절 '봄의 정령'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가 밝혀지며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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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서초동> 스틸컷 |
| ⓒ tvN |
임성재는 <서초동>으로 전문직을 맡아 주연으로 연기하게 되어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드라마 촬영 전 10kg 감량해 날 선 모습이었던 만큼 하상기란 옷을 꼭 맞게 입기 위해 부득이하게 10kg를 증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정장이 나쁘지 않고 잘 어울리더라. 앞으로 전문직을 해봐도 괜찮겠다는 응원을 얻었다"며 감독님이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원해서 급하게 살을 찌워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가 있는데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나지 않을 선에서 유의하면서 증량했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먹는 장면이 워낙 많아서 컷하면 그만 먹어도 되는데 계속 먹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국인은 '밥심'이란 말이 있듯이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는 서초동의 맛집을 탐방하는 일이다. 그는 "음식점이 대부분 맛집이라 다 맛있었다. (웃음) 여러 명이 밥을 먹을 때마다 말과 행동이 자연스레 드러나야 했는데 다들 금방 친해졌고 호흡도 잘 맞아서 액션과 리액션이 거부감 없이 섞여 들어가게 되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서로 불편하면 같이 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마지막까지도 밥을 먹으면서 끝난다. 각자의 길을 가지만 앞으로도 그들은 잘 지낼 거라는 암시이자, 편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장치다"라며 함께 식사의 의미를 곱씹었다.
이어 유난히 또래 배우와 즐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떠올렸다. "지금도 단체방에서 연락을 주고받는다. 드라마의 기류도 편안하고 실제로도 친하다 보니 애정 공세나 애드리브, 스킨십도 튀어나왔다. 촬영 없는 날도 만나서 회의하고 밥도 먹고 지냈다. 제가 맏형이었고 캐릭터처럼 각각 포지션이 있었다. 종석씨는 간식 담당이었고 가영씨는 리액션 담당, 유석씨는 에너제틱한 분위기 메이커, 혜영씨는 말도 많고 호탕해서 오래 만난 친구 같았다"고 말했다.
특히 "혜영씨는 <강남 비 사이드>를 함께 했지만 한 번밖에 못 만나서 팬으로만 생각하다가 이번에 기대 이상으로 놀랐다. 실제 성격도 좋고 작품 분석력도 대단해서 배우로서도 새롭게 존중할 기회가 되었다. 장난 같은 진심으로 피드백도 잘 해준다"며 서초동 5인방의 호흡을 과시했다.
급발진 로맨스? 귀엽게 봐주시길
한편, 임성재는 마지막 회에서 대표이사(김지현)와 갑작스러운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잔잔한 드라마의 기류에 예상치 못한 반전, 송별 회식의 위험성을 몸소 보여주며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는 반응이다.
"지현 누나랑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의 로맨스 무드가 전혀 없었는데 급작스러운 부분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감독님은 '상기와 대표는 실수가 아니었기에 둘의 상황은 가능한 거고 당연한 거다. (시청자들도) 예쁘게 봐줄 거다'라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다만 맨살이 드러나는 베드신은 처음이라 놀라기도 했는데 지현 누나가 잘 리드해 주었다. 로맨스를 시작하려니까 (드라마가) 끝나서 (차기작에서) 기회가 된다면 불편한 분이 줄어들도록 열심히 잘해보겠다"며 재치 있게 답변했다.
임성재는 영화 <변산>으로 데뷔해 단역, 조연, 신 스틸러 가릴 것 없이 달려오다 주연으로 타이틀에 이름을 올렸다. 스스로 9년 가까이 겹치기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번아웃 비슷한 게 왔다. 타이트한 스케줄을 쪼개서 촬영했던 <서초동> 현장은 일이라기 보다 쉬는 기분이라 원동력이 되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아들이 이번에는 누굴 해치지 않는 역할이라 부모님도 편안하게 보셨다"며 웃었다. "대본도 변호사 출신 작가님이 쓰셨고 제 성격이 반영된 역할이라 어느 순간 본체가 튀어나와 실제 모습이 노출되었다. 모니터링하면서 아쉬웠는데 다음부터는 연기로 보이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며 "상기처럼 저도 사람을 좋아한다. 작품 끝나면 많은 식구가 생긴다.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다. 하나는 자존감을 키워 계속 연기해도 된다는 응원이고, 또 하나는 겸손함을 늘 갖춰야 한다는 덕목이다"고 말했다
평범한 얼굴의 수혜자
임성재의 가장 큰 매력은 평범함의 비범이다. 늘 다른 얼굴을 갈아 끼우는 탓에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깨닫는 의견이 많다. 임성재는 "안면을 튼 사람도 곧장 잊어버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대할 때가 있다"며 '쟤가 걔였어?'라는 말이 가장 큰 칭찬이라고 덧붙였다.
"간혹 저랑 만났다는 걸 까먹는 분도 계시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만큼 배우로서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는 뜻 같다. 성형이나 시술을 하지 않고, 얼굴이 타면 탄 대로 어떤 것도 하지 않는 것, 미남도 추남도 아닌 평범한 얼굴이 무기다"라며 "연기도 일상도 둥둥 떠 있기보다 현실에 발 딛고 있는 게 좋다. 현실적인 태도가 저의 얼굴을 만들지 않나 싶다"며 본인만의 장점을 짚었다.
서초동의 어쏘 변호사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꿈에 한 발짝 다가간다. 상기는 일과 사랑, 꿈까지 이룬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가 판타지를 만들어 냈다. 배우 임성재는 여전히 꿈꾸고 있을까.
"예전에는 유명해져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최대한 대중과 오래 만나고 싶은 꿈으로 바뀌었다. 누가 여전히 꿈을 좇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한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고 대본 보고 작품 이야기나 최근 본 영화를 주제 삼는 저를 보면, 여전히 꿈과 가까운 현실을 살고 있음을 느낀다."
때문에 부동산 사기를 당해 자책하는 청년을 돕는 상기의 선행조차 조심스러웠다고. "상기는 변호사의 화려한 스킬보다 법정에서도 편안한 단어를 쓴다. 의뢰인을 최대한 가까이 두려는 마음이 큰 친구다. 운이 없다며 자책하는 청년의 말을 듣다 말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서 자라온 상기가 비슷한 환경의 의뢰인에게서 자신의 과거가 보인 거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걸 함축적으로 말해주는 톤으로 연기했다"며 공들였던 장면을 꼽았다.
임성재는 차기작 연상호 감독의 <얼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원더풀스>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얼굴>은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어 곧 레드 카펫을 밟게 되었다 "예전에 칸영화제에 초대받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무산돼 아쉬웠다. 처음 해외 영화제에 나가 보는데 어떤 기분일지 기대되면서도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아이들 수준이지만 영어 수업도 어떤 목적이든 준비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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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재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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