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회계사 청년은 어떻게 '비밀공작원 24호'가 됐나
[조마초 기자]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북유럽. 나치 독일군이 침공하자 노르웨이군은 2개월간 열심히 싸웠지만 중과부적으로 1940년 6월 10일 결국 나치에 항복한다. 그러자 노르웨이는 나치 독일의 점령지로 전락했고, 노르웨이 호콘 7세 국왕과 정부는 영국 런던에 망명 정부를 세워 대나치 투쟁을 벌이기 시작한다.
한편, 노르웨이 주민은 나치가 점령했던 4년 11개월간 나치에 부역하든지, 나치와 싸우든지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노르웨이 젊은이들은 레지스탕스를 조직해 영국, 미국, 소련, 폴란드 연합군의 도움을 받아 나치 독일군과 친나치 꼭두각시 크비슬링 정권(Quisling Regime)과 싸우고 있었다.
22살의 회계사 청년 군나르 쉔스테비(Gunnar Fridtjof Thurmann Sønsteby)는 수도 오슬로에 진주하는 독일군을 보고 울화가 치밀었다. 국가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곧, 군나르는 적극적으로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한다. 그의 활약을 눈여겨 본 연합군 첩보부대(SOE)는 그에게 비밀공작원명 24호를 부여한다.
군나르는 1943년 영국에서 특수 훈련을 받고 노르웨이로 돌아와 노르웨이 레지스탕스 요원들로 구성된 독립 1중대를 이끈다. 2008년 영화로 만들어졌던 유명한 레지스탕스 요원 "막스 마누스(Max Manus)"도 그중 하나였다.
군나르는 대담하게 노르웨이 중앙은행에서 노르웨이 크로네 화폐 인쇄판을 밀반출해 활동 자금을 만들고, 노르웨이 청년 강제 입영소를 폭파하는 등 노르웨이 내 레지스탕스 공작을 지휘하며, 연합군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정보 활동을 수행해 영국 연합군이 주도하는 많은 특수작전을 도왔다.
40대 넘는 독일 전투기를 파괴했고, 오슬로 항구의 무기 공장을 폭파해 한동안 항구를 마비시켰다. 전쟁 막바지에는 독일 수송선까지 격침했다. 나치에 부역한 대표적인 노르웨이 변절자들을 암살해 변절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4년 넘는 레지스탕스 활동으로 나치 게슈타포의 일급 수배자가 됐지만 한 번도 체포된 적이 없었다. 그는 30~40개의 다른 이름과 신분으로 활동했고, 20~30곳의 은거지를 옮겨 다녔다. 만약을 대비해 항상 자살용 수류탄과 독약을 지니고 다녔다. 대담하게 항상 오슬로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고,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평범한 외모와 주변인의 도움도 한몫했다. 덕분에 독일군은 전쟁 막바지가 돼서야 그의 본명을 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
1945년 5월 8일 독일은 패망하며 노르웨이에서 철수한다. 노르웨이가 해방된 후, 영국과 노르웨이 정보기관에서 일자리를 제안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전쟁은 원치 않는다. 전쟁으로 내 인생의 5년을 잃었다"라며 모두 거절했다.
은퇴 후 군나르는 많은 강연 활동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애국심과 전쟁의 참상을 알렸다. 노르웨이 전쟁 십자훈장 등 세계 각국에서 20개 넘는 훈포장을 받은 그는 아내와 딸을 남기고 2012년 5월 10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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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나르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Number 24 >란 넷플릭스 영화 포스터로 흥행에도 대성공을 했다. |
| ⓒ Netflix |
국내에서 1948년 10월 22일 친일파 청산이라는 중요한 목표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결성했지만, 이승만 정권은 친일파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반민특위 활동을 방해했다. 특히, 친일 세력은 반민특위를 빨갱이라는 프레임으로 위상을 약화했다. 정부의 방해, 국회 내부 갈등, 법적 뒷받침이 부족했고, 관련 법안 제정도 지연됐다.
결국 특별경찰대가 반민특위를 강제 해산시키면서 친일파 청산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수행도 못하고 1949년 10월 완전히 해체됐다. 이로써 해방 후 친일 청산의 기회를 놓치고 광복 80주년인 지금까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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