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더위 때문에 ‘실갱이’를 했다고요
폭염으로 월평균 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자살률이 2.2% 높아지고, 폭력 범죄는 3%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더위와 범죄율은 상관관계가 높다. 그래서인지 “더위가 심해질수록 별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고 주변 사람과 자꾸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날이 더워지니 주변에서 사소한 일로도 승강이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서로 옳으니 그르니 하며 자기 말이 맞는다고 다투는 모습을 나타낼 때 이처럼 ‘실랑이’ 또는 ‘승강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둘 중 하나는 틀린 표현 같지만 모두 바른 표현이다.
그런데 “접촉 사고로 운전자들 사이에 실강이가 벌어졌다”에서와 같이 ‘실강이’라고 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실강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실랑이’의 잘못이라 풀이돼 있다. 많은 이가 ‘실랑이’와 ‘승강이’를 뒤섞어 쓰며 굳어진 잘못으로 보인다.
“아이들과 하루 종일 실갱이를 하다 보니 몹시 피곤하다”에서처럼 ‘실갱이’라고 쓰는 이도 많다. 그러나 ‘실갱이’ 역시 바르지 못한 표현으로, ‘실랑이’나 ‘승강이’로 고쳐 써야 바르다.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을 가리킬 땐 ‘실랑이’와 ‘승강이’를 모두 쓸 수 있지만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을 나타낼 땐 ‘실랑이’만 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빚쟁이들한테 실랑이를 당하는 모습이 무척 괴로워 보였다”와 같은 예문에서는 ‘승강이’가 아닌 ‘실랑이’만 쓸 수 있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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