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에 '대북송금' 변호인 이찬진…李정부 조각 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공정거래위원장·금융위원장 후보자를 한꺼번에 지명하면서 장관급 인선을 마무리했다. 정부 출범 70일 만의 내각 완성이다. 그동안 공석이던 교육부·여가부 장관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이, 금융감독원장엔 대북송금 사건 등의 변호인 출신이 각각 발탁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교육부·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과 원민경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각각 지명했다고 전했다. 이진숙·강선우 전 후보자의 낙마로 인한 재지명이다. 또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엔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금융위원장엔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각각 중용됐다.
최교진 후보자는 중등교사 출신으로 전교조 부위원장,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로 활동한 진보 진영 인사로 평가받는다. 역대 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으로는 오병문(김영삼 정부)·윤덕홍(노무현 정부) 전 장관이 있다. 강 실장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의 대통령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민변 출신으로 현재 법무법인 원 소속인 원민경 후보자는 주로 여성·가족법 분야에서 활동했다. 여성인권위원장, 한국여성의전화 이사,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을 지냈다.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지난 2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권고안을 놓고 인권위 내부에서 충돌이 있었을 때 반대 의견을 냈다.
주병기 후보자는 과거 서울대 분배정의연구센터를 설립해 소득 분배와 공정성 연구를 하는 등 ‘분배 정의’를 강조해왔다. 주 후보자는 20대 대선 때부터 이 대통령 정책자문단 ‘세상을 바꾸는 정책’에서 활동하는 등 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렸다. 다만 그동안 공정거래 분야 활동은 적었다. 이억원 후보자는 기재부 요직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정책비서관과 기재부 1차관을 잇달아 역임한 거시경제 전문가다.
국가교육위원장엔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을 내정했고,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엔 김호 단국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를 위촉키로 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차관급인 금융감독원장 후보자로 이찬진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 자리는 이복현 전 원장이 지난 6월 초 퇴임한 이후 두 달여 간 공석이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감원장에 내정된 이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민변 부회장을 지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연수원 내 비공식 운동권 써클 ‘기(期) 모임’과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후 이 대통령의 각종 송사 변호인을 지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3대 무상복지사업’으로 경기도와 갈등을 빚었을 때 성남시 고문 변호사를 지냈고, 이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돼 재판이 중단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등에서도 변호인을 맡았다. 직전까지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으로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등을 설계했다.
이 대통령의 변호인단 출신은 이미 정부 요직에 대거 포진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법제처장에 대장동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을 변호한 조원철 변호사를 임명했고, 앞서 국정원 기조실장엔 대북송금 사건을 맡았던 김희수 변호사를 임명했다. 또 대통령실에도 ▶대장동 사건 담당 이태형 변호사(민정비서관) ▶공직선거법 담당 전치영 변호사(공직기강비서관) ▶대북송금 담당 이장형 변호사(법무비서관)가 이미 일하고 있다.

이찬진 변호사의 금감원장 내정 소식에 야권과 법조계에선 “보은인사”란 비판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변호사는 주로 진보적 어젠다 중심으로 변호사 활동을 해온 인물로 금융에 대단한 전문성이 없는 걸로 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에 무지한 검사 출신 이복현을 금감원장에 발탁한 것과 다를 게 뭐냐. ‘민변 이복현’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금감원장에 이 대통령의 변호인단을 낙하산으로 앉히는 건 말이 안 되는 인사”라며 “게다가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 투자 문제로 금융 분야 공정성 문제가 가장 예민한 시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중장기 교육정책을 심의하는 국가교육위원장에 내정된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역시 이 대통령과 동기인 연수원 18기 출신이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 ▶정성호 법무부 장관 ▶조원철 법제처장에 이어 이찬진 변호사와 차정인 전 총장 등 이재명 정부에서 18기 출신만 벌써 다섯번째 발탁이다.
차 전 총장은 1989년 검사로 임관한 뒤 199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때 민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거쳐 부산대 총장을 맡았다. 2021년 8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자녀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의 당사자였다. 지난 2월 부산시교육감 예비후보였을 때 “총장이 학생(조민)을 지키지 못한 엄연한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수사가 정치 검찰의 표적 수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대통령실은 차관급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엔 김영수 국립중앙박물관 행정운영단장이, 2차관엔 김대현 전 문체부 종무실장이, 조달청장엔 백승보 조달청 차장이, 통계청장엔 안형준 통계청 차장이 임명됐다. 기상청장엔 이미선 전 기상청 수도권기상청장, 산림청장엔 김인호 환경교육혁신연구소장, 농촌진흥청장엔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이 발탁됐다. 이미선 청장은 첫 여성 기상청장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엔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 소청심사위원장엔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중용됐다.
윤성민·윤지원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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