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부작용 줄이려면? [스페셜리포트]
노란봉투법 부작용 줄이려면
기업 ‘자체 대응책’ 마련 필수
이재명정부 출범으로 ‘여대야소’가 굳어진 현재 노란봉투법 통과는 시간문제다. 경영계 반대가 격렬하고 부작용 우려가 큰 만큼, 법안 내용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법안이 지금보다 구체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원하청 교섭을 다루는 노조법 2조에 문제 제기를 하는 전문가가 태반이다.
가장 큰 쟁점은 법에서 정하는 ‘근로 조건’ 범위가 어디까지냐다. 노란봉투법은 ‘근로 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사용자 범위를 넓혔다.
근로 조건 모호성은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하청 근로자가 원청에 교섭을 제안하더라도, 원청이 ‘근로조건에 대한 지배·결정권이 없다’며 교섭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노조가 근로 조건을 문제삼아 사용자 고유 권한마저 쟁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채용이나 정리해고는 물론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사안에도 노조가 반대해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양승엽 연구위원은 “예를 들어 하청 근로자 임금을 결정하는 주체는 원청이 아니라 근로 계약을 체결한 하청 사업주다. 원청으로부터 하청이 받는 이익이 늘어나더라도, 하청 사업주가 이를 반영해 임금 인상을 의무화할 방법이 현행법상으로는 없다”며 “이렇게 되면 원청은 하청 근로자 교섭을 거부할 명분이 충분하다”며 법적 한계를 꼬집었다.
기업 경영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입법 시 지금보다 경영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노동 쟁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주고자 한다면, 기업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반대급부 정책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매년 근로 계약을 갱신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일부 선진국처럼 3년에 한 번씩 재계약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양준석 교수는 “한국의 가장 큰 정치·경제 문제 중 하나는 정권에 따라 법이나 규제가 너무 한쪽에 유리하게 설계된다는 점”이라며 “노동계가 노란봉투법을 원한다면, 정부는 이때 예상되는 기업 추가 비용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자체의 대응책 마련도 절실하다. 불필요한 외주를 최소화하고 계약 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문 컨설팅도 필요하다. 법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공백을 기업 내부 고민을 통해 메울 필요가 있다. “현재는 N차 도급 시 사용자를 누구로 봐야 할지 여부, 사용자가 여럿일 때 교섭 창구 단일화 문제, 하청이 파업에 돌입했을 때 대체 하청을 찾는 문제 등 애매한 부분이 수두룩하다. 법이 정하지 못한다면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회사가 생각하는 계약·운영상 실질 지배력 요소를 점검하고 회사가 생각하는 교섭 범위를 일관된 논리로 밀고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욱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의 조언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1호 (2025.08.06~08.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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