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여자친구 집에서 겪은 잊을 수 없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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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지금도 그때 성게 미역국이 얼마나 짰는지 이야기 한다.
세상에서 제일 짠 성게미역국, 다시는 먹을 수 없는 그 맛을 선물한 엄마는 13년 전 우리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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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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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김서방, 성게국 좋아하는구나" |
| ⓒ portuguesegravity on Unsplash |
"그렇게 짜?"
엄마가 당황하며 물었다.
"엄마가 한번 먹어봐."
"좀 짜긴 짜네."
맛을 본 엄마가 인정했다. 엄마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빠는 간 하나 딱딱 못 맞추냐며 핀잔을 줬다. 입맛을 쩝쩝 다시며 아까운 성게만 버리게 됐다며 궁시렁댔다. 그때 내 옆에 앉은 남자는 조용히 국을 다 먹고 숟가락을 내려놨다. 어쩔 줄 몰라 난감했던 엄마가 그 모습을 보더니 활짝 웃었다.
"조금 더 줄까?"
엄마의 말에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네."
국그릇을 내밀었다. 오빠 국은 안 짠가? 이걸 더 먹는다고?
"우리 김서방, 성게국 좋아하구나 "
얼마 전까지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엄마였는데, 금세 호칭이 '그 아이'에서 '김 서방'으로 바뀌었다. 엄마가 다시 떠온 국 그릇에는 성게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날 남자는 말없이 바닷물에서 금방 나온 것 같은 성게국을 두 그릇을 먹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예비 사위는 흔쾌히 결혼 승낙을 받았다. 엄마는 결혼 후 내가 힘들다고 징징댈 때마다 남편의 변호인을 자처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남편은 그날 먹은 성게국이 정말 짰다고 말했다. 처음 먹을 때 "헉" 소리가 나올 뻔 했지만 자기까지 안 먹으면 어머님이 민망할 것 같아서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두 번 갖다줄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나는 오빠 국은 안 짠 줄 알았어."
엄마의 미역보다 성게가 많은 성게 미역국은 그때를 끝으로 다시는 맛 볼 수 없는 음식이 되었다. 그렇지만 가끔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남편은 그때 일을 꺼낸다. 그렇게 짠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고. 그러면 나는 두 그릇이나 먹어줘서 고맙다고 한다. 예비 장모가 난처 할까 봐 아무 소리 안 하고 먹은 남자나, 그 마음을 알았기에 고마워하는 엄마는 모두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지금도 그때 성게 미역국이 얼마나 짰는지 이야기 한다. 세상에서 제일 짠 성게미역국, 다시는 먹을 수 없는 그 맛을 선물한 엄마는 13년 전 우리 곁을 떠났다. 하늘에 있는 엄마도 우리가 이 얘기를 할 때마다 귀가 간지러울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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