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박스로 만든 '엄숙하고 아름다운 공간'
일본의 고베 오사카 교토를 3박 4일간(6월 22일~25일) 여행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간사이 지방 건축 기행이다. 일본 현대건축의 대가로 불리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오사카성, 교토 후시미 이나리 신사, 우지 뵤도인와 가미신사의 전통 건축을 살펴보았다. 그 내용을 5회에 걸쳐 연재하려고 한다. <기자말>
[이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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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와지시마 유메부타이 |
| ⓒ 이상기 |
전통 건축으로는 1931년 콘크리트로 복원한 오사카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교토 후시미(伏見)구에 있는 이나리(稻荷) 대사와 우지(宇治)의 뵤도인(平等院)과 가미 진자(上神社)를 살펴보았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곡물과 농경의 신을 모신 신사로, 1438년 산 정상에 있던 신사가 산기슭으로 옮겨지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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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베항과 메리켄 파크: 현대건축을 볼 수 있다. |
| ⓒ 이상기 |
우지에서는 우지가와 옆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이 지역 명물인 차를 마셨다. 그리고 우지가와를 따라 산책을 했다. 강에는 탑섬(塔の島)과 귤섬(橘島)이 있고, 이들을 기센바시(喜撰橋), 아사기리바시(朝霧橋) 다치바나바시(橘橋)가 연결한다. 탑섬에는 13층 석탑이 세워져 있다.
하천의 상류 쪽으로 1964년 완공된 아마가세(天ケ瀨) 다목적 댐이 있다. 아마가세 댐 바로 밑에는 학고바시(白虹橋)가 있고, 그 옆에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가 2017년 세워졌다고 한다. 이곳은 윤동주가 교토에서의 유학생활을 그만두고 떠나기 전 마지막 방문한 장소다. 하류 쪽으로는 우지교가 있으며, 다리 북쪽으로 가면 교토가 나오고, 남쪽으로 가면 나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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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토내해를 가로지르는 아카시 대교 |
| ⓒ 이상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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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층 해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카시 대교 하부구조 |
| ⓒ 이상기 |
전망대를 내려와서는 마이코 공원을 한 바퀴 돈다. 마이코 공원은 남쪽 해안을 따라 두 채의 건물이 있고, 중앙 소나무 언덕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 중 이정각(移情閣)으로 불리는 건물이 1984년부터 중산(中山) 쑨원(孫文)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건물은 고베에서 성공한 중국인 실업가 오금당(吳錦堂)의 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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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쑨원기념관: 이정각(移情閣) |
| ⓒ 이상기 |
건물 1층에 응접실과 식당이 있고, 2층에 귀빈실과 서재가 있다. 서재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된 서적이 1750권 정도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회화 불상 도자기 등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것은 무토가 실업가, 정치가, 저널리스트, 예술 애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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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괴 호수로 이루어진 아카시 해협 공원 안에 유메부타이가 위치한다. |
| ⓒ 이상기 |
유메부타이는 원래 암반과 토사로 이루어진 160m 높이의 야산이었다. 그런데 오사카만에 간사이 국제공항을 건설하면서 매립토가 필요했고, 이곳에서 흙과 돌을 조달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암반이 그대로 드러난 환경파괴의 대명사가 되었다. 유메부타이는 인간이 망가뜨린 대지를 재생시키는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 사업의 진행을 맡은 건축가가 안도 다다오다.
1995년 고베 대지진으로 사업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2년 후 지진 부흥사업에 포함되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사업은 건물을 짓기에 앞서 자연을 재생시키는 작업에서 출발했다. 28ha의 면적에 먼저 50만 그루의 묘목을 심었다. 묘목이 자라 푸른색을 띠자, 이곳에 회유식(回遊式) 정원과 콘크리트 건물이 어우러진 해안공원을 만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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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개의 화단으로 이루어진 백단원 |
| ⓒ 이상기 |
유메이부타이를 방문하면 먼저 가리비 호수를 지나 바다 회랑과 산 회랑을 본 다음 계단을 통해 백단원으로 올라간다. 계단 옆으로 구획이 되어 있고, 그곳에 각기 다른 꽃들이 심어져 꽃을 피우고 있다. 백단원에서는 앞에 펼쳐진 세토내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망탑 엘리베이터를 통해 회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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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빛의 교회 |
| ⓒ 이상기 |
높이가 6m쯤 되는 직육면체 공간 천정에 십자가 형태로 벽을 뚫어 빛이 들어오게 만들었다. 실내에 들어오는 빛을 의도적으로 억제해, 어둠 속에서 빛이 부각되도록 했다. 그 빛이 정면 벽에 비쳐 십자가를 이루고, 그 앞에 얕은 단을 만들어 설교대와 탁자를 설치했다. 냉난방도 되지 않고 벽과 천정이 단순하게 노출되는 콘크리트 건축으로, 안도 특유의 저비용 예식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파란색 바닥장식재를 깐 가운데 통로 양쪽으로 긴 의자를 배치했다. 하객들은 의자에 앉아 결혼을 축하할 수도 있고 기도를 할 수도 있다. 그것은 안도가 유럽의 수도원과 성당을 여행하면서 간소한 예배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수도사들의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에 호소하는 저 엄숙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콘크리트 박스로 만들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에서 태어난 것이 빛의 교회였다." 안도의 건축은 기능성에서 출발하지만 정신성을 지향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쓰는데 이규원이 번역한 <안도 다다오.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지어라>(안그라픽스 2018)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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