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 빌려두자” 총량만 조이는 대출 규제에 고위험 부채로...

원나래 2025. 8. 1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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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액 절반이 신용대출
일주일만에 1조 넘게 증가
“정책 신호 불확실할수록 선제적 대출 수요 커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760조8845억원으로, 일주일 만에 1조9111억원 증가했다.ⓒ연합뉴스

정부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을 기존 목표의 절반으로 줄이라는 지침을 내리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대출은 급격히 위축됐지만 시장은 예상 밖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출 창구가 막히면서 비교적 규제가 덜한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리며 ‘규제 전 막차’ 심리가 폭발한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0조8845억원으로, 일주일 만에 1조9111억원 증가했다.

이 중 신용대출이 1조693억원 늘어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7월 한 달간 4334억원 줄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불과 일주일 새 늘어난 규모가 6월 한 달 증가액(1조876억원)과 맞먹는다.

주담대는 5796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지난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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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단순한 대출 억제책의 ‘역효과’라고 꼬집었다.

단기·고금리 성격의 신용대출 비중이 커지면, 향후 경기 둔화나 금리 반등 시 상환 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부실 위험이 더 빠르게 전이된다는 분석이다.

이달 초 진행된 바이오·정밀화학 업종 공모주 청약이 증거금 수요를 자극한 점도 있지만, 본질은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를 예고하자, 시장에서는 ‘규제 전에 빌려두자’는 인식이 대출을 앞당기고 있다. 이는 향후 가계부채 지표에 일시적 급등을 만들 뿐 아니라, 취약 차주의 리스크를 조기에 키우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투자 수요와 공모주 청약 증거금 마련 수요까지 겹치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신용대출로 수요가 쏠렸다”며 “이는 고금리·단기 상환 부담이 큰 부채 비중을 키워, 향후 부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책 신호가 불확실할수록 선제적 대출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량만 줄이는 방식은 고위험·고금리 대출을 부추겨 장기적으로 가계부채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며 소득·상환능력 기반의 정교한 관리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총량만 조이는 대출 규제는 결국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차주를 고금리·단기성 고위험 부채나 제도권 밖 사금융으로 내모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규제의 목적이 부채 안정이라면, 총량 억제보다 차주의 상환 능력과 부채 구조를 개선하는 정교한 접근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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