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한국인들 장시간 억류하고 "독도 시위 참여했나" 추궁
[김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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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6월 일본 오키나와현의 한 공항. |
| ⓒ 독자제공 |
억류 조사를 받은 한국인 일부는 당시 일본 출입국 관계자로부터 "독도 관련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느냐" "한일 관계 관련 모임이나 시위에 참여한 적 있느냐"는 추궁을 받으며, 허위 답변 시 입국을 불허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오마이뉴스>에 증언했다.
11일 취재를 종합하면, 익명을 요청한 한국인 A씨는 일행 7명과 함께 지난 6월 오키나와현 한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 했다. 여객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장으로 이동해 일행 한 명이 자신의 순서가 돼 여권을 제시하자, 당국 관계자는 A씨를 포함해 일행 중 4명을 별도 조사실로 데려갔다. 이들 4명은 함께 비행기 표를 구매했다고 한다.
일본 출입국 관계자는 A씨 등에게 질문하며 방문 목적, 일정, 숙소 등을 자세히 캐물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 당국 관계자로부터 "독도 관련 시위에 참여 한 적 있느냐" "한일 관계 관련 모임이나 시위에 참여한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다고 A씨는 <오마이뉴스>에 밝혔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일본 당국 관계자는 입국 심사대가 아닌 별도 심문 공간에서 지문을 날인하게 하고 여권 또한 다시 복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약 3시간에 걸친 조사와 검사 뒤에야 이들은 입국이 허용됐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다른 탑승객들은 큰 문제없이 입국이 허용됐다고 한다.
50대 남성 회사원이자 평화 활동가인 A씨는 "일본을 수십 번 방문했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일본이라는 사회가 점점 우경화되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더러 오키나와를 찾아 평화, 전쟁 반대를 구호로 내건 연대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일본 당국의) 타깃이 된 것 같다"며 "그와 관련해 일본 측이 (블랙리스트와 같이) 제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가 이번에 문제를 삼은 것 같다. 내 느낌은 그렇다"고 말했다.
한국인 B씨도 지난 6월 오키나와 공항에서 장시간 억류 조사를 받았다고 <오마이뉴스>에 증언했다.
"제 사진을 들고 있던 관계자가 저를 찾아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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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키나와 언론 "한국인 10명 공항서 장시간 심문" 한국인들이 오키나와지역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장시간 심문을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 당국이 사상 신념 문제를 묻고 있다는 내용을 다룬 <오키나와타임즈> 7월 2일자 기사. |
| ⓒ 오키나와타임즈 |
조사 과정에선 "미군기지 관련 시위나 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또한 일본 경찰에 여권을 제시하고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고 한다.
약 2시간 억류 조사와 짐 검사를 받은 뒤에야 입국이 허용됐다고 B씨는 밝혔다. 그는 오키나와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 활동을 하러 종종 오키나와를 찾았으나 이런 억류조사는 지난 6월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B씨는 "저는 오키나와 지역 시민을 포함한 일본 시민들과 친구가 되고 싶은 한국인일 뿐"이라며 "제가 왜 테러리스트처럼 일본 공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당국 관계자가 제 사진을 어떻게 입수해 저를 콕 찍어 지목했는지 모르겠다. 일본 당국에 불편한 목소리를 내는 한국인 블랙리스트 비슷한 걸 일본 당국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오키나와 현지 언론, 7월 관련보도 "5시간 입국 거부 사례도"
"5~6월 한국인 10명 잇따라 장시간 심문.. 사상 신념도 확인"
이들의 사례는 오키나와 지역의 신문에도 실렸다. 지난 7월 2일자 <오키나와타임스>는 "한국인 장시간 심문 5~6월 10명.. 사상 신념 확인..최장 5시간 입국 거부도"라는 제목 아래, 한국인 입국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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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수한 여권 왼손에 들고 7일 오후 나리타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 관계자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의 여권을 압수해 왼손에 쥐고 조사실로 데려가는 모습. |
|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
일본 정부에 불편한 목소리 내는 활동가 잇따라 공항서 억류
강제동원 문제 사죄 촉구 활동가 등 8월 억류 사례만 4명
한편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과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도 지난 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에 약 2시간 억류돼 조사를 받았다. 지난 7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 일행이 도쿄 인근 나리타 공항에서 약 2시간 억류돼 조사를 받고서야 일본에 입국한 지 이틀 만의 일이다.
김 실장과 이 이사장은 모두 수십 년 한일 양국을 오가며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 사죄·배상을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에 촉구해 온 인물로 한일 양국에 모두 잘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올해만 4차례, 이 이사장은 올해만 3차례 일본 공항에서 같은 일을 겪었다며 "다른 탑승객은 문제 없이 입국하는 데 저희는 매번 1시간 30분~2시간가량 억류됐다 풀려나는 일이 반복된다. 일본 정부의 블랙리스트 운용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단독]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 일본 공항 4번째 억류 "블랙리스트 관리 의심" https://omn.kr/2evnq
"뻔뻔한 짓"... 일본, '징용 피해자' 돕는 한국단체 입국 번번이 막아 https://omn.kr/2evcc
내 아버지는 야스쿠니라는 '생지옥'에 갇혀있습니다 https://omn.kr/1lb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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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권 압수 뒤 억류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과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당국에 억류돼 조사를 위해 대기 중인 모습. 두 사람은 약 2시간 억류 조사를 받고 일본 입국이 허용됐다. 김 실장은 올해만 4차례 일본 공항 입국 과정에서 1시간 30분~2시간 억류 조사를 받았다. 이희자 공동대표의 경우 일제에 강제동원돼 사망한 뒤 야스쿠니신사에 부당하게 합사된 부친의 합사 철회를 위해 24년째 분투 중이다. 과거 방일 과정에서 일본 공항에서 수시로 억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2025. 8. 9 |
| ⓒ 김영환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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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오후 나리타 공항에서 억류돼 일본 출입국 당국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앞)과 유종천 사무국장. |
|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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