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에 물든 삶, 붉게 피어난 기억

김선영 2025. 8. 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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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류춘자 화가는 2021년 정년퇴직 이후 화폭 앞에서 새로운 시간을 열었다.

이번 초대전의 주제는 '맨드라미'.

맨드라미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무렵이다.

"처음엔 똑같이 그리려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 마음을 담아 표현하게 됐죠." 수채화를 그리기도 했지만, 이번 전시의 대부분은 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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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자 화가 초대전… 정치인의 아내에서 화폭 앞 주인공으로

[김선영 기자]

 ‘(만선을) 기다림’이라는 작품 앞에 선 부부의 모습은, 함께 질곡을 견뎌낸 세월을 닮았다.
ⓒ 김선영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류춘자 화가는 2021년 정년퇴직 이후 화폭 앞에서 새로운 시간을 열었다. 이번 초대전의 주제는 '맨드라미'. 여름에는 수수하다가 가을이면 짙고 강렬한 붉음으로 변하는 꽃의 변화가 오래전부터 그녀의 마음을 붙들었다.
 류춘자 화가의 작품설명
ⓒ 김선영
맨드라미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무렵이다. "처음엔 똑같이 그리려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 마음을 담아 표현하게 됐죠." 수채화를 그리기도 했지만, 이번 전시의 대부분은 유화다. 여러 번 덧칠한 붓과, 마음을 꾹꾹 눌러 찍어낸 듯한 나이프 작업이 겹겹의 질감을 만들며 꽃의 결을 살아나게 한다.
 맨드라미
ⓒ 김선영
맨드라미의 꽃말은 시들지 않는 사랑, 열정, 충성. 닭벼슬을 닮아 '닭벼슬꽃'이라 불리며, 시들지 않고 오래 피어 있는 모습 때문에 이런 꽃말이 붙었다. 같은 꽃을 수없이 그려내며 "그림 그리기가 치유였다"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은 화폭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림과의 인연은 2011년, 남편 박상무 전 충남도의원이 서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감과 의욕으로 가득했던 남편이 패배의 문턱에 섰을 때, 그녀의 삶도 크게 흔들렸다. "밖에 나가기도 힘들 만큼 버티기 어려웠어요." 그 시절, 마음을 붙잡아준 것이 그림이었다. 6~7년 동안 꾸준히 배운 그림은 상실과 회한을 담아낼 또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1998년부터 정치인의 꿈을 꿔온 남편을 여러 차례 말렸지만, 시의원과 도의원에 연이어 당선되며 그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2002년 지방선거 이후 경제 활동을 중단해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고, 시장 선거 출마를 반대했지만 "간절한 마음을 막을 수 없었다"고 했다.

낙선은 남편에게 돌아볼 시간을, 그녀에게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만선을 기다림'이라는 작품 앞에 선 부부의 모습은, 함께 질곡을 견뎌낸 세월을 닮았다. "남편의 낙선으로 인한 고통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숨을 쉬고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이 그림이었어요."

그녀의 맨드라미는 그래서 더욱 뜨겁고도 잔잔하다. 계절을 건너온 삶의 빛깔과, 묵묵히 쌓인 사랑의 색이 그 안에 번져 있다.

한편, 이번 전시가 열리는 '아이원'(중증장애시설 아이원 피카소 갤러리)은 2010년 문을 열었다. 지적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이 거주하며, 장애와 비장애의 공존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시와 문화 활동, 사회복지현장실습기관 운영, 봉사단체와의 교류 등으로 장애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장을 만들어왔다.
 류춘자 초대전
ⓒ 김선영

덧붙이는 글 | ▲ 전시 일정 전시명: 류춘자 초대전 〈맨드라미는 나의 이야기입니다〉 기간: 2025년 8월 1일(금) ~ 9월 30일(화) 장소: 중증장애시설 아이원 피카소 갤러리 (충남 태안군 태안읍 안면대로 208-53)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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