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장관 욕심내던 중 고위간부 낙마…왕이, 최장수 장관 코앞

차기 중국 외교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류젠차오(劉建超·61)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이 14일째 ‘실종’되면서 낙마설에 휩싸였다. 왕이(王毅·72) 현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후임자로 거론되던 고위 간부가 낙마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중국에선 “류 부장의 재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류 부장은 지난달 23~30일 중국공산당 대표단을 인솔해 싱가포르와 남아공, 알제리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대외연락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마지막 동정은 지난달 29일 알제리에서 압델랄리 하사니 체리프 평화쟁취사회운동 의장과 회견이다. 이후 31일 션 스타인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 회장을 루캉(陸慷) 부부장이 회견했다. 같은 날 열린 러시아 통일러시아당이 주최한 화상 포럼에는 쑨하이옌(孫海燕) 부부장이 참석했고, 7일 솜폰 시갈렌 주중 라오스 대사 접견은 천저우(陳洲) 부부장이 대신했다. 관례적으로 중련부장이 참석하던 행사에 연속 세 차례 불참하자 그의 낙마설이 불거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류 부장이 베이징 귀국 직후 당국에 연행됐으며, 구금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도 11일 본지에 “류 부장이 낙마했다”며 “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류 부장의 구금은 지난 2023년 취임 7개월 만에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이 퇴출당한 이후 중국 외교관이 연루된 최고 수위의 조사라고 WSJ은 지적했다. 당시 친 부장은 워싱턴 주미대사 부임 기간 혼외관계가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류젠차오 “장관 인사 교류 자연스러워”
류 부장의 실각을 두고 지난해 그가 중국 외교부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야심을 드러낸 발언이 새삼 주목 받고있다. 류 부장은 지난해 3월 한 언론사 대담에서 “중국 중앙대외연락부와 외교부는 인원 교류가 있나. 외교부장을 포함한 이동도 자연스럽냐”는 질문을 받았다. 류 부장은 “이동이 매우 많다. 몇몇 동료는 모두 외교부에서 근무했다. 부장(으로) 이동은 아주 자연스럽다”고 했다. 이를 두고 중앙대외연락부 소속인 류 부장이 외교부장(장관) 자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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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재임 왕이, 천이 14년 기록 깨나
류 부장의 낙마로 외부의 왕이 부장 후임자 전망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2022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19기 중앙후보위원이던 러위청(樂玉成) 수석 부부장이 돌연 국가 광전총국 부국장으로 강등된 뒤 곧 퇴출당했다. 이후 주미대사였던 친강이 귀국해 왕이 후임 부장에 취임하면서 국무위원으로 승진했지만 7개월 만에 역시 퇴출당했다. 최연소 및 최장수 외교부 대변인 경력의 류 부장 역시 차기 외교부장 0순위 후보로 꼽혔으나 왕이 후임에 거론된 간부는 낙마한다는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다.
이제 왕 부장의 최장수 외교부장 등극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지금까지는 2대 천이(陳毅, 1958년 2월~1972년 1월) 부장이 13년 11개월을 근무해 최장수 외교부장 타이틀을 갖고 있다. 왕 부장은 2013년 3월 부임 이후 친강 부임 기간을 제외하면 11년 10개월로 7대 첸치천(錢其琛, 1988년 4월 ~ 1998년 3월)을 제치고 역대 2위다. 왕 부장이 오는 2027년 가을 21차 당 대회까지 재임한다면 최장수 외교부장 기록을 수립할 전망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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