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무대 원래 불편한데..." 취재진에 이례적으로 감사 표한 팀 버튼 감독

이선필 2025. 8. 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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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웬즈데이> 시즌2 기자 간담회, 팀 버튼·제나 오르테가·에마 마이어스 내한

[이선필 기자]

넷플릭스 기준 영어 콘텐츠 시청시간 1위(17억 시간)를 기록한 시리즈 <웬즈데이>가 시즌2를 공개한 가운데 연출자인 팀 버튼 감독과 주연 배우 제나 오르테가와 에마 마이어스가 국내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열정적인 답변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11일 오전 진행된 <웬즈데이> 시즌2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세 사람은 작품 관련 이야기와 함께 본인들의 작업관을 털어놓는 모습이었다. <웬즈데이> 시즌2는 새 학기를 맞아 학교로 돌아온 웬즈데이 아담스(제나 오르테카)가 더욱 기이한 사건을 마주하며 숨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즌1과 달리 웬즈데이 모친과 할머니 등 3대에 걸친 가족사가 등장하며 또래 친구인 이니드(에마 마이어스)의 서사 또한 강조됐다.

팀 버튼 감독 "창의력과 박진감 넣으려 했다"
 팀 버튼 감독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 시즌2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팀 버튼 감독은 <웬즈데이>가 자신이 처음으로 참여한 TV 시리즈임을 강조하며 "영화라고 생각하고 창의력과 박진감을 넣으려 했다"고 운을 뗐다. 가족 서사를 새롭게 넣은 것에 그는 "별종을 위한 학교니까 괴짜 가족 이야기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들 중 가장 괴짜인 웬즈데이가 새학기에 보여줄 행동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웬즈데이> 시즌2엔 팀 버튼 특유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도 담겨 있어 한층 작품성을 더했다. 팀 버튼은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6분짜리 단편 <빈센트>를 언급하며 "아일랜드에서 스톱모션에 사용될 인형들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만들어 꽂는 게 내겐 일종의 치유였다"며 "다양한 예술이 많지만 스톱모션은 이번 시리즈에서 아이들의 세상과 시청자들을 이어주는 훌륭한 매개체가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나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이 늘며 창작자들 또한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추세에 대해 팀 버튼은 "정통의 느낌과 질감이 살아 있는 작업을 좋아한다"며 "인간의 손길이 직접 닿는 이런 작업이야말로 진정한 창의성의 발현이라 생각한다. 이런 정신을 앞으로도 가져가고 싶다"고 답하며 나름의 철학을 밝혔다.

시즌2엔 웬즈데이 역의 제나 오르테가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배우일 때보다 더 깊이 있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던 제나는 "자연스럽게 시즌1 때 했던 얘기를 이어가면서 감독님과 더 높은 차원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연기에도 물론 도움이 됐는데, 마치 비밀의 문이 열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괴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제나 오르테가는 "사람들을 의식해서 일부러 웃기는 연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괴짜면서 사랑스러운 웬즈데이를 표현할 때 전형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고, 제 직관대로 연기하려 했다"고 답했다. 그는 "남이 동의하든 안하든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표출할 줄 아는 모습에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캐릭터 같다"며 "저 또한 아역 배우로 일찍 일을 시작했을 땐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하려 했는데 어느 순간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리허설을 많이 하기보단 제가 메모한 것과 느낀 것을 바탕으로 연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1에서 늑대인간이 되는 법을 깨우친 이니드 역의 에마 마이어스 또한 "괴짜라서 이니드를 더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특이한 행동을 많이 하지만 그 개성과 독특함이 좋다"며 "나 자신으로 존재하며 세상의 틀에 맞추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팀 버튼 감독 또한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1위를 기록 중인 <오징어 게임>과 비교하는 질문에 "경쟁이 아니라 취향의 차이기에 우리 마음과 심장이 시키는 대로 작품을 하는 게 중요했다"며 "전 실패도 성공도 다 해봤기에 공들여 만든 작품을 전 세계 사람들이 봐주는 것 자체가 좋다. 성공 요인을 과하게 분석했다면 시즌1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해, 창작자들의 고유성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화상 미팅으로 주연 배우 캐스팅
 팀 버튼 감독이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 시즌2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팀 버튼 감독은 시즌1 당시 두 배우를 온라인 화상 미팅으로 캐스팅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특이한 방식의 오디션이었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제게 영감이 됐고 더 열심히 작업하고 싶게 하는 원천이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웬즈데이> 뿐 아니라, 과거 <비틀쥬스> 등 그의 작품 세계에 등장하는 괴짜 및 여성 캐릭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는 반색하기도 했다.

그는 "<비틀쥬스> 속 리디아도 <배트맨> 시리즈의 캣 우먼도 그렇고 매번 여성의 강렬함과 개성을 드러내려 했다"며 "평범함이란 단어 자체가 사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좀 기이하다. 괴물 영화를 보면 괴물이 오히려 매력적이고, 인간이 무섭게 그려질 때가 있는데, 제게 있어선 평범한 사람들이 더 무섭다"고 설명했다. 팀 버튼은 "제가 공감하는 게 바로 별종들이고 그들에게 사랑스러운 면을 발견한다"며 "웬즈데이를 보면서도 왠지 나같다고 느끼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공감가는 부분을 표현하다 보니 대중성과 균형감이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흥미로운 질문이다. 결국 창작자들도 그렇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세계관이 있는지를 먼저 깨닫는 게 중요하다. SNS 등이 둘러싸고 있어서 그걸 발견하는 게 어렵지만,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는 게 우선이다. 내 창작물이나 결과물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먼저 생각하면 기성품이 되기 십상이다. 내 개성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지 굳이 불특정 다수와 접점을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팀 버튼)

제나 오르테가는 "감독님의 이런 모습, 즉 자기 목소리를 내는 솔직함이 매력이고 오랜 시간 성공적으로 경력을 이어올 수 있는 비결 같다"며 "감독님처럼 확실한 비전을 품고 그걸 실천하는 분과 작업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고 거들었다.

한편 제나 오르테가는 "시즌2 6화부터 이니드가 중심에 서는데 극중 이니드가 한국 문화를 되게 좋아한다"며 "이니드 장면에 한국 노래들이 삽입된 게 있으니 한국 시청자분들도 좋아하실 것"이라 기대감을 높였다.

세 사람은 기자 간담회 끝인사를 하며 한국 취재진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팀 버튼은 "창작자 입장에서 이런 무대에 서는 게 불편할 때가 있는데 오늘 좋은 질문들이 많아 편하게 답할 수 있었다"고 이례적인 소감을 전했다.

<웬즈데이> 시즌2는 지난 6일 파트1이 공개됐고, 이어 9월 3일 나머지 파트2가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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