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코치한테 물어봐"...그래서 물었다! 엄상백 부진 이유 [스춘 현장분석]

황혜정 기자 2025. 8. 1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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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한화 투수 코치 "구위엔 문제 없다"
한화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잠실=스포츠춘추]

"공이 몰렸어요."

속구와 체인지업의 '콘텍트율' 100%.

'콘텍트율'은 타자가 스윙해서 투수의 공을 배트에 맞춘 비율을 뜻한다. 그런데 이 비율이 두 구종에서 무려 100%가 나왔다. 즉, 두 구종은 스윙만 하면 무조건 맞았다는 의미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29)의 지난 9일 LG트윈스전 투구가 그렇다.

엄상백이 심상치 않다. 엄상백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3실점, 2회 3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사구는 3개나 내줬다.

엄상백은 한화가 큰 돈을 투자해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데려온 선발 투수다. 한화는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했는데, 10일 현재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내내 단 1승만 올리며 부진했던 엄상백의 평균자책점은 7.42까지 치솟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에게 엄상백의 부진 이유를 묻자 김 감독은 웃으며 "투수코치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물었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엄상백의 부진 이유를 무엇으로 진단했을까.

10일 스포츠춘추와 만난 양 코치는 "공이 가운데로 많이 몰린다. 구위는 큰 문제 없다"고 진단했다. 이날 엄상백은 1군 엔트리에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던진 공 59구 중 49구가 타자의 배트에 걸렸다는 건 조기강판의 이유를 단번에 드러낸다. 엄상백은 지난 9일 LG전에서 1이닝 동안 총 59구를 던졌는데, 속구(29구)와 체인지업(20구)을 중심으로 커브(6구), 커터(4구)를 섞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엄상백의 속구와 체인지업의 콘택트율은 100%에 달했다. 59구 중에 49구나 타자 배트에 맞았다는 얘기다.

같은 팀 투수인 코디 폰세와 비교해 보면 엄상백의 부진 이유는 더 뚜렷하다. 폰세가 올시즌 가장 잘 던진 경기 중 하나인 지난 4월 15일 SSG전(7이닝 무실점)과 비교했을 때, 던진 투구수 총 98구 중 절반에 가까운 속구의 콘택트율은 불과 68.4%였다. 그 다음으로 많이 던진 커브는 콘택트율 40%로 상대 타자들이 폰세의 커브에 배트에 갖다 대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엄상백은 9일 LG전에서 던지는 공마다 타자에게 맞으니, 투구수가 계속 늘어나고 실점하기만 했다. 계속 맞은 이유는 양 코치의 말대로 "공이 가운데에 몰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이 많이 몰렸을까. 엄상백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62.7%로 제구가 나쁘지 않았지만, 그 중 상당수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 몰렸다. 파울 비율이 32.2%에 달한 것도, 타자들이 공략하기 좋은 코스로 공이 들어왔다는 방증이다. 반면 4월 15일 SSG전에서의 폰세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64.3%였지만 파울 비율은 15.3%에 그쳤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와도, 타자들이 쉽게 맞히지 못하게 보더라인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구위가 떨어졌는지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인 구속은 문제 없었다. 이날 속구 평균 구속은 오히려 시즌 평균인 시속 145.2km보다 조금 더 높은 146.7km를 기록했다. 속구 최고 구속도 시속 150km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공이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몰리며 난타 당했다.
한화 이글스 엄상백이 마운드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2군에서는 엄상백을 어떻게 되살릴까. 양 코치는 "가장 중요한 체력을 먼저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놓겠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공을 던져야 하는데, 지금 너무 큰 압박감을 갖는 것 같아 보인다. 조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도 엄상백의 부진이 심리적 문제라고 보는 듯 했다. "프리에이전트(FA) 되고 난 첫해에 야구가 잘 안 되는 선수들 많다"며 "그만큼 부담감이 많다. 그러나 본인이 이겨내 줘야 하는데 지금 첫해에는 그게 일단 좀 엇박자가 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구위엔 문제가 없다 했다. 엄상백이 2군에서 머리를 식히며 심리적 안정을 찾기만 하면 된다. 엄상백이 한화가 기대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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