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사꾼이 알려주는 '극악 기후' 대비 김장 배추 농사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조계환 기자]
|
|
| ▲ 폭염이 한창인 지금이 김장 배추 농사를 준비할 때다. 가뭄이 지속되고 극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가 계속된다. |
| ⓒ 조계환 |
땅심으로 짓는 김장 농사, 돌려짓기가 핵심
먼저 유기농 김장 배추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왜 유기농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유를 모르고 막연하게 농사를 시작하면 화학 농약을 사용하기 쉽다. 풀이 조금만 자라도 제초제를 뿌리게 된다. 유기농은 화학비료, 화학 농약,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땅심을 살려 농사짓는 방식이다. 화학비료는 논밭에 보일러를 때는 것처럼 대량의 온실가스를 유발하고, 화학농약은 몸에 매우 나쁜 성분이다.
|
|
| ▲ 배추를 유기농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심자마자 한랭사를 씌워야 한다. 폭염과 폭우, 병충해 방제 효과가 있다. |
| ⓒ 조계환 |
배추를 어디에 심을 것인가 고민할 때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연작과 돌려짓기다. 유기농법의 핵심으로 같은 작물을 다음 해 연이어 심지 않는다. 똑같은 병균이 생기고, 작물이 영양 성분을 편식하기 때문에 돌려지어야 농사가 잘 된다. 배추를 심을 때 지난해 배추를 심었던 땅이라면 다른 곳에 심어야 한다.
|
|
| ▲ 관수시설이 없는 곳에 배추를 심으면 안 된다. 기후위기 이후로 가뭄이 지속될 때가 많다. 꼭 물을 줄 수 있는 밭에 배추를 심는다. |
| ⓒ 조계환 |
두둑 만드는 법
가을 배추에 생기는 각종 병들은 대부분 질소과다 때문에 발생한다. 유기농에서 사용하는 퇴비는 완전히 발효된 축분퇴비와 덜 발효된 깻묵 등을 활용한 유박퇴비가 있다. 유박퇴비에는 식물 크기를 키우는 질소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작물을 크게 만들지만, 질소 과다 상태를 만들기 쉽다. 완전히 발효된 축분퇴비와 유박퇴비를 8대2의 비율로 사용한다.
초기에는 완숙 퇴비를 사용해서 뿌리를 잘 내리게 하고, 조금 자란 후에 유박퇴비를 추비로 넣어주거나 액비로 만들어서 뿌려준다. 액비는 유박퇴비를 양파망에 넣어 큰 물통에 담은 후 3주 이상 발효한 후 사용하면 된다. 50배에서 100배 정도로 희석해서 저녁에 뿌려준다.
|
|
| ▲ 한랭사 속에서 배추가 잘 자라고 있다. |
| ⓒ 조계환 |
농자재상 등에서 친환경 농약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 농약일 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유기농인증 공시번호를 확인한 후 구입해서 사용하면 된다. 유기농 자재는 보통 미생물, 계피 기름, 고추 기름, 님오일, 제충국, 고삼뿌리, 황, 구리 등으로 만든다. 모두 인체에는 독성이 없고, 작물에 잔류되지 않는다. 유기농 자재는 일반 화학농약에 비해 조금 비싸고, 조금 효과가 덜하다.
|
|
| ▲ 배추 포기가 차기 시작할 때 한랭사를 벗겨야 햇볕을 잘 받아서 잘 큰다. |
| ⓒ 조계환 |
유기농 배추 농사법을 시기별로 정리해본다.
배추를 심기 2~3주 전에 퇴비와 패화석을 뿌리고 두둑을 만든다. 완숙퇴비 위주로 뿌린다. 폭우에 대비해서 두둑은 최대한 높게 만든다. 배추는 두줄 심기나 한줄 심기 방식으로 심는데, 땅심이 좋고 두둑을 넓게 만들었다면 두줄로, 두둑을 좁게 만들었다면 한줄로 심는다. 간격은 보통 40cm에서 50cm다. 땅심이 좋다면 가깝게 심는다.
|
|
| ▲ 한랭사를 씌웠어도 땅 속에서 올라오는 벌레를 방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기농 자재를 뿌려줘야 한다. |
| ⓒ 조계환 |
방제 계획은 5일 간격으로 세우지만 배추를 잘 관찰하면서 벌레가 득실거린다면 2~3일 간격으로 방제한다. 아주심기 이후 20일이 제일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만 잘 관리하면 배추는 잘 자라기 시작한다. 20일 후에는 10일 간격으로 방제한다.
|
|
| ▲ 배추를 묶어주면 햇볕을 못 봐서 더 크지 못한다. 배추를 묶는 것은 겨우내 밭에서 배추를 저장해서 먹기 위해서다. 묶어주지 않아야 포기가 더 잘 찬다. |
| ⓒ 조계환 |
|
|
| ▲ 배추가 영하 2~3도 정도의 추운 날씨를 견딘 후에 수확하면 달고 저장도 오래된다. |
| ⓒ 조계환 |
우리 농장은 제철 꾸러미라는 방식으로 직거래를 하는데, 언제나 필요한 배추보다 1.5배 더 심었다. 1000포기가 필요하면 1500포기를 심었다. 유기농으로 배추 농사가 힘든 데다가 기후가 나빠져서다. 어느 해에는 모두 잘 되어서 남은 배추는 이웃들에게 나눠주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는 9월 폭염이 이어져서 배추를 세 번이나 다시 심은 끝에 겨우 김장 배추를 수확할 수 있었다.
기후 위기 이후 이어지는 극단적인 날씨에 대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농사를 짓지만, 언제라도 작물이 다 죽을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농사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바뀌는 기후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고 부지런히 농사지어 내 손으로 키운 배추로 김장하는 기쁨을 맛보도록 하자.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동훈이 "생선뼈처럼" 했을 때, 신동욱은 누구의 팔다리였나
- "경영자의 신념 덕분에..." 노동조합 결성 지지한 회장
- 김대중의 고독한 망명투쟁 일기, 지금 나오니 더 뜻깊다
- 영화 'F1 더 무비'에 스치듯 지나간 이 로고 보셨나요
- "어디서 예능것들이..." 시청자는 모르는 방송가 계급도의 실체
- 차 타고 2천km 달려 얻은 '기분 좋은 몽골병'
- 유배간 조선시대 선비들이 지옥에서 만들어낸 낙원
- WP "미, 관세협상 때 한국에 '국방비 GDP 3.8%' 증액 요구 검토"
- "지리산은 물론 그 어디에도 안돼, 케이블카 추진 중단해야"
- 젤렌스키, 영토 양보 거부…"러 악행에 보상 못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