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MZ 술꾼 분석…목요일 오후 5시에 BTS 뷔 와인 산다 [비크닉]
■ b.트렌드
「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은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

8.4ℓ. 20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입니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 2024년 알코올통계자료집). 전 세계 평균이 5.5ℓ(WHO, 2019)라는 걸 감안하면, 한국은 ‘음주 국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언제, 어떤 술을, 왜 마실까요.
한국인의 음주 문화를 이해하려면 실제 주류 소비 패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
에 따르면 국내에선 여전히 맥주와 소주가 약 8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50~70대와는 철저히 다른 소비 형태를 보인다고 진단해요. 코로나19 이후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취하려고 마시는 술’에서 ‘즐기기 위해 마시는 술’로 문화가 변화하며 젊은 세대 중심으로 위스키·와인·전통주 등으로 주류 소비가 다각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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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뷔가 마신 2만 원대 와인 판매 1위…주류도 셀럽 파워
해당 플랫폼에서 최근 2년 동안 가장 많이 구매한 술은 화이트와인 ‘러시안 잭 소비뇽 블랑’이었습니다. 2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음식과의 페어링 가능성으로 와인 입문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죠. 하지만 다른 소비재처럼 결정적인 변수는 셀럽이었습니다. 김선아 데일리 샷 와인 전문 MD는 “BTS 뷔가 쟁여두는 와인으로 명성을 얻고, 지난해 8월엔 배우 하정우가 직접 그린 라벨 한정판까지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어요. 셀럽들의 파급력이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춘 사례인 거죠.

퇴근길 5시, 주말 위한 목요일 쇼핑…연말 소비 몰리기도
그렇다면 언제 술을 살까요. 데이터 분석 결과 월별로는 12월, 요일로는 목요일, 시간대는 오후 5시에 가장 많이 구매했습니다. 하반기 집중 구매는 연말 모임과 행사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목요일 구매가 많은 이유는 데일리샷의 픽업 수령 기간(1~2일)을 고려하면, 금요일 밤부터 시작되는 주말 음주 준비라고 볼 수 있고요. 시간대별로는 오후 5시(8.72%), 6시(7.93%), 7시(6.74%) 순으로 퇴근 시간대에 집중됐는데,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술을 주문하고 픽업하는 패턴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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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술 트렌드…‘소장형 고도주’에서 ‘일상형 저도주’로
코로나19는 음주 패턴을 크게 바꿨습니다. 정부가 위기 단계를 완화한 지난해 5월 1일을 기점으로 소비 양상이 달라졌어요. 코로나 이전엔 상위 순위권 모두 위스키가 차지했지만, 이후엔 화이트와인 3종이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소장형 고도주’에서 ‘일상형 저도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죠. 명 교수는 “코로나 시기 해외여행 제약으로 고가 위스키가 구매가 늘었지만, 코로나 종료 후 일상적인 패턴으로 돌아갔다”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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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만원 웹소설 콜라보 위스키, 4일 만에 완판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은 ‘술의 굿즈화’입니다. 희소성 있고 스토리텔링이 되는 쇼핑 아이템으로 보는 것이죠. 데일리샷이 올해 4월 웹소설 ‘화산귀환’과 협업한 ‘청명주’는 약 18만원 되는 가격에도 4일 만에 1150병이 완판됐어요. 청명주는 대한민국 1호 누룩 명인이 만든 증류식 소주입니다. 지난해엔 웹소설 ‘나노 마신’과 콜라보한 한국 전통 사과주 ‘추사’가 10분 만에 650병이, 국내 최장수 무협만화 ‘열혈강호’와 협업한 ‘화요’ 에디션은 1주일 만에 1만 병이 매진됐죠. 이는 평소 화요 월 판매량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한국인의 일상 비추는 술 소비 트렌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제 한국에서 술은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수단을 넘어 경험하고, 소장하고, 공유하는 소비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퇴근길 와인 한 병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굿즈화된 술로 취향을 드러내는 한국인의 모습에서 새로운 일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서혜빈 기자 seo.hye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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