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쓰레기봉투 횡령사건' 격한 질책..."총체적 관리부실"
"주차요금 300원도 카드 받는데, 현금으로 관리하니..."
"제출자료, 50만장 이상 차이...재고관리 엉터리"

제주시청 소속의 한 공무원이 수억원 상당의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을 지속적으로 횡령해 온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제주시 당국의 관리부실에 대해 격한 질책이 쏟아져 나왔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정민구)는 8일 제441회 임시회 회의에서 제주시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횡령사건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를 진행햇다.
회의에서는 제주시가 아직도 쓰레기봉투 제고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 관리 부실 문제가 확인돼 의원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첫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양경호 의원(노형동갑)은 "수납 방식이 카드와 현금, 고지서 세 가지가 있는데, 현금 방식을 하다보니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며 "공영주차장에서 500원이나 커피숍에서 일회용컵 300원도 카드 결제가 가능한데, (쓰레기봉투)현금 수납 방식을 유지하다 보니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또 "의회에 제출된 데이터도 맞지 않고 있다"며 "제가 자료를 받아 숫자를 계산하는데 50만장 이상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민주당 이승아 의원(오라동)도 "입출고 내역부터 시작해서 결제 내부 관리 시스템 세입 이 전반적으로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다"며 "사과를 하신 시장님 표현을 빌리면, 이 시대에 이런 일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디지털 혁명 시대라고 해서 AI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입출고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 자료에 마이너스 재고량이 있다고 제출됐는데, 행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쓰레기봉투의 경우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면세 품목인데, (판매자들은)매출로 잡혔기 때문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할때 이 매출도 잡아서 신고했을 것"이라며 "업주 분들은 이 부분을 매출을 포함해 국세청에 신고했을 것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당 한동수 의원(이도2동을)도 "제출한 (쓰레기봉투 재고)자료를 보면 2022년 193만장에서 2023년 마이너스 492만장, 2024년에는 마이너스 178만장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실체가 있는 물건의 재고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기환 의원(이도2동갑)도 "쓰레기봉투 취소 주문을 개인 메신저로 했다는 것은 절차상 심각한 문제"라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고, 5년 동안 한번도 드러나지 않고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제주도 폐기물관리조례 시행규칙을 보면 종량제 봉투 판매와 관련해 매도전표와 공급대장 등을 작성하도록 돼 있다"며 "작성 자체를 하지 않아왔던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지켜줘도 이번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개인의 문제 부분도 있지만, 그런 범죄가 가능하게 만든 제주시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성철 제주시 청정환경국장도 "개인의 일탈도 문제이지만, 관리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횡령 수사와 별개로 감사위원회도 조사중"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황국 의원(용담 1.2동)도 "행정에서 내부적인 원인 제공한 일면의 책임도 있다고 본다"며 "개인 메신저로 처리하는게 행정이 할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해당 부서의)근속기간을 보면, 공무직이 3명이 있는데 두 명이 7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며 "그런데 행정직 직원은 년에서 1년6개월 정도로 근속 주기가 짧다. 순환보직 기준에도 2년 동안 근무하도록 돼 있는데...(지켜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결제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점검해 거래대금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은 위축되지 말고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송영훈 의원(남원읍)은 "행정 내부의 관리 감독 체계가 무너졌다"라며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고, 행정은 행정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송 의원은 "봉투 제작이나 판매량, 재고 통계가 하나도 맞지 않고 있다"며 "이런 아주 기초적인 통계를 놓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시는 최근 시청 모 부서 소속의 담당직원 ㄱ씨(공무직)가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2018년부터 종량제봉투 판매업무를 담당하는 이 직원은 현금 결제를 한 판매업소에 실제 주문한 봉투를 배달하고 현금을 받았음에도 전산상으로는 '주문 취소'를 한 것처럼 조작하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시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이뤄진 '주문 취소' 건수에 대한 사실 확인 결과 횡령액은 무려 6억여원에 달했다. 아직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2018~2020년)까지 추가적 조사가 이뤄진다면 횡령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김완근 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직원과, 직무 감독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수사를 받고 있는 ㄱ씨의 근무기간이 2018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인데, 그동안 소속 팀장.과장.국장이 수차례 교체되고, 퇴직자가 많아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직무 감독자'를 언제부터 적용할 것이고, 어느 지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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