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부 첫 광복절 특사, 반성 없는 정치인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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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면심사위 개최, 조국 전 대표도 포함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각별히 신중해야
이재명 정부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추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어제 오후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대통령에게 사면·복권을 건의할 대상자 명단을 논의했다. 아직 정부가 명단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명단은 오는 12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 대통령이 확정한다. 이번 광복절 특사는 지난 6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사면이다. 상징적 의미가 크고 정치적으로도 예민한 사안인 만큼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각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은 사면이나 복권을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규정한다.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반사면과 달리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사면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 그렇더라도 사법부의 유죄 판결을 뒤집는 사면권은 국민이 공감할 만한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소상공인 등 민생사범이 아닌 비리 정치인 등에 대한 사면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조국 전 대표의 포함 여부였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그는 재판 내내 제대로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입시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었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조 전 대표의 사면 요구에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선 것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민 통합에 기여해야 할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6월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번에 조 전 대표가 광복절 특사 대상자로 최종 결정된다면 ‘보은 사면’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야당의 대응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난 4일에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일부 정치인의 사면을 메신저로 요청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앞에선 정치인 사면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뒤에선 자기 당 정치인의 사면을 청탁한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송 비대위원장은 입장을 바꿔 사면 요청을 철회한다고 했다. 범여권 인사 중에선 조 전 대표 외에도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이 사면·복권 대상자로 거론된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인사 중 상당수는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범법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죄를 뉘우치지 않고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정치인까지 이번 광복절 특사에 포함한다면 특정 정파에선 환영받을지 몰라도 국민적 공감을 얻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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