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뉴스터치] 리얼리티 TV쇼인가…트럼프의 관세 협상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미국과 상호관세를 15%로 타결했다며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일, 일본에 대해선 기존 관세에 상호관세를 추가 적용하는 것이라는 미국 측 해석이 알려지자 발칵 뒤집혔다. 급기야 5일,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워싱턴에 급파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고 이미 선언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반박할 합의문조차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포와 압박을 앞세워 긴장을 한껏 고조시키고 실리를 취하는 트럼프식 협상은 외교라기보다 퍼포먼스에 가깝다. 발언 하나로 상대국을 압박하고, 결과는 느닷없이 SNS로 발표된다.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유럽연합(EU)은 물론이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이유로 상호관세 50%를 부과받은 인도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의 SNS 한 줄이 세계경제를 뒤흔드는 시대다. 이쯤 되면 동맹국 정상들도 숨죽인 채 트럼프의 계정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외교는 원래 조용한 예술이어야 한다. 실무 차원에서 정교하게 조율된 뒤 정상들은 발표만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것을 마치 리얼리티 TV처럼 다룬다. 일본이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습은 남의 일이 아니다. 동맹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 이상, 한국은 더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여야 한다. 선언보다 문서가 필요하고, 해석이 갈리지 않도록 쟁점마다 조건을 명문화해야 한다.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태도가 중요하다. 눈 뜨고 코 베이지 않으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전략이 절실하다.
김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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