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가 열어준 행복한 잔치

최종수 2025. 8. 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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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팽나무 뿌리 쪽 흙이 유실되었다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고 어려울 때 나무를 베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아름드리 팽나무가 열어준 행복한 잔치가 무르익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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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질 뻔한 팽나무와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종수 기자]

나무 한 그루에도 역사가 있다. 마을과 사람들, 성당과 신자들의 추억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팽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이 있다. 햇살과 바람. 달빛과 별빛들이 놀다간 자연의 귀한 발자취들, 한 여름 합창으로 동네를 시원하게 하는 매미와 여치들, 한 여름 땀을 식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그늘, 아이들이 꿈을 키워온 동화 같은 추억들, 신자들의 소원을 하늘에 올려 온 거룩한 기도가 있다.
▲ 팽나무와 도로 아름드리 팽나무를 행정에서 제거한다고 해서 보호수로 지정해서 살리는 방안을 논의함
ⓒ 최종수
보름 전, 백년이 넘은 천주교태인성당(전북 정읍)의 역사를 키워온 팽나무를 제거하기 위해 주민들 서명을 받는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공동체의 역사를 함부로 하는 공무원들의 가벼운 행정을 확인하러 갔다. 어떤 행정이고 결정은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면 안 된다. 팽나무 뿌리 쪽 흙이 유실되었다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고 어려울 때 나무를 베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 백년 넘은 팽나무 마을과 성당의 역사와 함께 한 팽나무
ⓒ 최종수
그로부터 2~3일 후 팽나무를 살리기 위해 현장을 갔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백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팽나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시의원을 하신 역대 회장님과 상의를 드렸다. 보호수로 지정하고 팽나무를 살릴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셨다.
▲ 새우깐풍기 팽나무 살리기 위한 저녁식사 요리
ⓒ 최종수
사제관에 초대해서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 오리백숙과 새우깐풍기를 준비했다. 내가 준비하는 특별한 요리, 기름에 튀기지 않는 새우양념 깐풍기다. 새우를 냄비에 쪄서 이등분 하고, 청양고추와 오이고추와 파프리카 등 야채를 준비했다. 고추장과 된장,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물엿에 오미자 엑기스와 참기름 등으로 양념을 만들었다.
등으로 흐르는 땀방울만큼 정성으로 요리를 했다. 팽나무 핑계로 사제관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아름드리 팽나무가 열어준 행복한 잔치가 무르익어 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팽나무와 사람의 동행인가.
▲ 성당과 팽나무 성당의 역사보다 오래된 팽나무
ⓒ 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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