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사건 홀로 떠맡았던 경기도, 정부와 함께 피해자 곁 지킨다
[박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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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8월선감학원 공동묘역에서 열린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 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
| ⓒ 경기도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국민주권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감학원 피해보상 사건에 대한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경기도도 즉각 상고를 포기하고 취하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그동안 경기도가 혼자 떠맡았던 짐을 중앙정부가 함께 짊어지게 되어, 선감학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다가서는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선감학원 문제에 있어서 진심을 다해왔다"며 "40여 년 전의 일이지만 경기도지사로서 피해자와 유족들께 공식 사과를 드렸고, 위로금과 매달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외면하던 희생자 유해 발굴도 경기도가 먼저 나서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는 국가 차원의 사과도, 책임 인정도 거부했고,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상고까지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상고를 단독으로 포기하면, 국가폭력의 책임을 중앙정부에 물을 수 없게 되는 만큼 함께 상고해 국가의 공식 책임에 대한 판결을 받아내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김 지사는 "국민주권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감학원 피해보상 사건에 대한 상고를 포기했고, 이에 따라 경기도도 즉각 상고를 포기하고 취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항소심 사건들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하고, 사실관계 확인 등의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항소를 취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선감학원 소송은 현재 43건(원고 379명)이 진행 중이다. 이 중 1심은 19건, 2심(항소심)은 20건, 3심(상고심)은 4건이다.
경기도는 법무부 상소 취하 및 포기 결정이 선감학원 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 구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경기도청 선감학원대책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고가 최종적으로 취하된다면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더 신속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의 의견 표명 전까지 홀로 '선감학원 피해자들의 진정한 치유와 회복'이라는 짐을 떠맡아왔던 경기도는 이번 정부 결정으로 도와 정부가 함께 피해자지원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직후인 2022년 10월 과거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와 명예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이 이뤄진 뒤 경기도 차원의 첫 공식 사과였다.
김 지사의 공식 사과 이후 경기도는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게 월 20만 원 생활비, 위로금 500만 원(1회), 의료·심리지원(누적 1,600건 이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정신적 트라우마도 치유할 수 있도록 피해자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선감학원 아동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인된 선감학원 공동묘역(안산 단원구 선감동 산37-1)에서 유해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4월 155기 중 67기에서 유해가 발견됐다. 당초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경기도는 협조기관으로 발굴을 계획했으나, 행정안전부 주관 유해발굴이 불발돼 경기도는 진실화해위원회 권고사항(국가를 대상으로 희생자 유해발굴 등 권고)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국가를 대신해 유해발굴을 직접 추진하기로 하고 발굴을 진행했다. 이러한 공로로 경기도는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 주관 '대한민국 인권상' 기관 표창을 받았다.
도는 현재 선감학원 옛터를 아동인권침해의 기억과 치유를 위한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 추진하고 있다. 도는 연말까지 관련 용역을 실시하는 등 절차를 준비 중이다. 역사문화공간에는 다목적 전시복합공간, 치유회복공간, 문화교류공간 및 지역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복합커뮤니티 공간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 5월에는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및 희생자의 신속한 피해지원과 명예회복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당시 대선후보 등에 촉구한 바 있다. 현재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은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지역적 한계와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실질적․종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하려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선감학원 폐원일인 10월 1일이 들어있는 매년 10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경기도의 후원으로 '선감학원 추모문화제'도 열리고 있다. 추후 피해자들의 소송 배상금 수령 이후 재무역량 강화 및 손실 위험에 따른 대비책 마련 등에 대한 교육지원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선감학원 사건은 국가정책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700여 명의 소년들에게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과 2024년 두차례에 걸쳐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 내리고,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와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를 대상으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공식사과, 희생자 유해발굴,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유적지 보호사업 실시 등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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