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도시' 용인? 반도체가 키운 에너지 딜레마
[용인시민신문 함승태]

하지만 장밋빛 미래 뒤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전력 소비 폭증이다. 용인시는 머잖아 서울보다 더 많은 전력을 쓰는 도시가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수도권의 산업성장을 이끄는 중심축인 동시에,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는 전력 먹는 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보다 더 전기를 쓰는 도시, 용인?
지난 5월 발표된 한국전력공사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단독으로도 수도권 전력 수요의 약 25%(10GW 이상)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약 70~80TWh(테라와트시)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 소비량(약 40TWh)을 훌쩍 넘는 수치다. 전력 소비량만 놓고 보면, 용인은 수도권 외곽이 아니라 대한민국 에너지 소비의 중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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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출처/경기연구원 홈페이지 |
| ⓒ 용인시민신문 |
2038년까지 클러스터에 필요한 약 2.8GW 전력은 한전(KEPCO)과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6년까지 신안성 변전소에서 용인까지 송전선로를 구축해 2.83GW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로 한 상태다. 이를 통해 1·2기 팹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가 될 두 곳 모두 공급 방식은 LNG(액화천연가스)가 중심이다.
LNG발전소 계획, 주민반발과 소송 불러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는 석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미세먼지 배출도 상대적으로 낮아 '청정 에너지'로 간주되기도 한다. 또 건설기간이 대략 2년 정도로 짧아 당장 급한 산단 에너지 수급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LNG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탄보다 적지만 생산·수송·기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누출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로,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게 정설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LNG 발전소 예정 부지 중심으로 한 공청회 때 원삼과 안성시 일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급기야 지난 7월 16일엔 그린피스와 경기환경운동연합, 시민 소송인단 450여 명이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요지는 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 없이 사업 허가가 이뤄진 절차적 문제와 기후 위기 대응 정책과 정면 배치된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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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경기연구원 |
| ⓒ 용인시민신문 |
용인은 분명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미래 산업 성장을 이끌 지역이다. 하지만 에너지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과제 앞에선 '문제아'로 인식되고 있다. '최대 에너지 소비 도시'라는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목표와 지구온난화 1.5℃ 제한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후 대응 전략에 대한 엄중한 인식과 실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각종 데이터는 이를 말해주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2024년 낸 '경기도 및 도내 기초지자체 탄소중립 이행기반 구축현황 및 모니터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조례 근거사업 비활성화 ▲탄소중립지원센터의 위탁운영 ▲도내 하위권인 재생에너지 생산량 ▲에너지협동조합 비활성화 등 여러 지표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에너지 거버넌스를 통한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망 구축, 용인에서 활용 가능한 재생에너지 자원, 시민 참여가 가능한 전력 분산 모델 등 실천이 시급하다는 결과로 귀결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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