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베트남전' 질문 대한 조태열 답변, 무엇이 잘못됐나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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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의 국가배상소송을 대리한 임재성 변호사가 5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최근 행정안전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26회 국무회의록에서 확인된 이재명 대통령과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의 문답에 대한 단평이다.
해당 국무회의는 지난 6월 19일, 이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열린 국무회의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과 함께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외교부에 "약간 예민한 문제이긴 한데, 우리는 항상 일본에게 '사과하라', '보상하라' 요구하는데 우리가 베트남에게 공식적으로 가해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등과 관련한 질문이었다.
참고로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은 그날 오전 국회를 찾아 베트남전 인권침해 진실규명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관련 기사 : 한국 국회 찾아온, 학살에서 살아난 두 명의 '응우옌티탄' https://omn.kr/2e7fy).
조태열 "사과 의사 표시를 베트남 정부에서 거절... 개별적 탄원에 정부 관여 안 해"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은 "이전 정부에서도 사과의 의사를 표시했는데 베트남 정부에서 거절했다"라며 "한·베트남 관계는 미래를 향해서 가는 것이지, 과거사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베트남 정부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는 "베트남 국민들은 사과하라고 하지 않느냐"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도 "국민들이 개별적으로 탄원하거나 진행 중인 것들이 몇 건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정부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서 1, 2심 모두 승소하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또 다른 피해자가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에 신청했다 각하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 등을 '몇 건'으로 설명한 것.
다만 이 대통령은 이를 따로 논박하지 않고, 해외 인력 유치 방안과 관련해 한국에 와 일하고자 하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보자고 했다.
'라이따이한(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문제에 대해서도 "(라이따이한) 본인이 한국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나 군무원 관련자의 자식인데"이라며 "그쪽은 좀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 아닌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베트남이 대한민국에 무언가를 부탁하는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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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등 인권침해 진실규명 촉구 1만 시민 청원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인 응우옌티탄(퐁니학살 피해생존자)씨, 응우옌티탄(하미학살 피해생존자. 동명이인)씨가 지난 6월 2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등 인권침해 진실규명 촉구 1만 시민 청원’ 제출 면담에 대한 사후 브리핑이 끝난 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 회원 및 시민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 ⓒ 이정민 |
그에 따르면, "사과의 의사를 표시했는데 베트남 정부에서 거절했다"는 조 전 장관의 발언은 거짓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의 국가배상소송 1, 2심 패소 결과에 불복할 때마다, 베트남 정부가 "한국 정부가 법원의 판결에 항소한 것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2023. 3. 9)", "한국 정부가 전쟁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 주길 요청한다(2025. 2. 13)" 등 매우 적극적인 입장을 펴왔기 때문이다.
TF는 "베트남 정부가 2025년 두 번이나 '전쟁 상처 극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구했는데,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은 '베트남 정부는 아무런 요구가 없다'라는 취지로 대통령에게 말한 것"이라며 "거짓말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TF는 "조 전 장관은 '우리가 베트남에게 공식적으로 가해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느냐'는 대통령의 질문에 결국 답변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2019년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 103명이 청와대를 상대로 낸 진상규명 및 사과요구 청원에 국방부 명의로 거부한 바 있고, 이후 국가배상소송 과정과 국방장관의 공식발언 등을 통해 '가해'를 수차례 부인해 왔다는 비판이었다.
TF는 이 대통령에겐 '베트남 정부가 아닌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이행할 것',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 국가배상소송에 대한 상고취하 결정' 등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 문제를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검토했지만 외교부의 반대로 아무것도 추진되지 못했다"면서 이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민간전문가들과 소통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해당 국무회의 나흘 후인 6월 23일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 생존자들을 만나 진상규명 요구 청원서를 접수하고 면담했다. 이들 피해 생존자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이재명 정부가 처음이었다(관련 기사 : [오마이포토]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베트남전 진실규명부터' https://omn.kr/2e912 ). 또한 이 대통령은 베트남 국가서열 1위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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