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벌 혼외자 소송…홍콩 법원 “유산 계좌 동결”
중국 대표 음료기업 와하하(娃哈哈) 창업자 쭝칭허우(宗慶後) 사망 이후 21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규모의 신탁 자산을 둘러싼 '외동딸'과 혼외 자녀 간 법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홍콩 고등법원은 1일 쭝칭허우의 '외동딸'이자 와하하 그룹 회장인쭝푸리(宗馥莉)에게 “홍콩 HSBC 은행 계좌의 자산을 법원 허가 없이 인출하거나 이체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계좌의 자산 흐름과 잔고 내역, 최근 이체 내역까지 포함한 전체 거래 기록을 원고 측에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이 사건은 쭝칭허우의 사망(2024년 2월) 이후 최근 혼외 자녀로 알려진 쭝지창(宗繼昌), 쭝졔리(宗婕莉), 쭝지성(宗繼盛) 등 미국 국적 남매 3명이 “쭝칭허우가 생전에 약속한 신탁 자산을 받지 못했다”며 쭝푸리를 상대로 홍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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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 자식들을 위한 친필 메모·위탁서 존재
원고 측은 쭝칭허우가 2024년 1월 자필로 작성했다는 메모와 위탁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메모에는 “혼외 자녀 3명을 위해 HSBC 홍콩 계좌에서 각각 7억 달러, 총 21억 달러 규모의 신탁을 설립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탁의 운용 원칙은 “원금은 고정 수익에 투자하고 이자만 자녀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어 작성된 위탁서에선 쭝푸리에게 자산 대리 운용 권한을 부여하면서 이 신탁 설립을 쭝칭허우 사후 자산 승계 조건으로 명시했다. 쭝푸리가 신탁 설립을 완료할 경우 그 외 해외 자산은 모두 쭝푸리 소유로 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쭝푸리는 위탁서 수령 확인서에 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5월 기준 이 계좌엔 약 17억 99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 규모의 자산이 예치돼 있다.
유산협의서엔 “신탁 설립책임 쭝푸리에”
쭝칭허우 사망 직후인 3월, 4명의 자녀는 유산 분배와 관련한 협의서를 체결했다. 이 문서에는 쭝칭허우의 유언장을 유효하다고 인정하고 쭝푸리에게 상속 절차를 진행할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홍콩 HSBC 계좌 자산을 바탕으로 쭝푸리가 혼외 자녀 3명을 위한 신탁 3건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쭝푸리는 신탁 설립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는 또 2024년 5월 해당 계좌에서 110만달러를 인출해 베트남 공장의 대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 명의 자녀는 쭝푸리가 “약속된 신탁 설립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홍콩 고등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번에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 자산을 신탁 설립에 활용돼야 할지, 쭝푸리가 단독 상속할 수 있을지는 현재 항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의 본안 소송 결과에 달렸다.
비상장기업인 와하하 그룹의 현재 자산 규모는 약 7조에 달한다. 그 중 국유 지분 비율이 46%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쭝칭허우의 해외 자산에 법인 자산이 혼재돼 있을 경우 횡령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쭝푸리는 현재 와하하 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향후 와하하의 해외 자산과 지배 구조 전반에 대한 추가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항저우시 정부는 전문팀을 구성해 와하하그룹에 대해 전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김매화 기자 jin.meihu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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