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효과 길지 않아…주택 시장 안정화 ‘공급’에 달려”

임정희 2025. 8. 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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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억제책만으론 공급 감소 초래…결국 집값 급등”
시장 참여 인구 증가에도 인허가·착공 부족 물량 누적
민간·공공 ‘투트랙’ 대책 마련…“신축 희소성 메시지 차단”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6·27 대출 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이러한 수요억제책의 효과는 길지 않은 만큼 결국 주택 시장 안정화 여부는 공급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주택시장 진입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인허가와 착공 등 수년간 공급 부족이 누적된 상황이어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수요가 폭발해 집값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단기적으로 주택 수요와 공급 간에는 3~10년의 시차가 존재했기 때문에 일정 기간 투기 억제 대책은 필요하다”면서도 “불가피하게 투기 억제 대책을 시행하는 기간 신속한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시장 흐름을 짚으며 “투기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가 장기화되면 누적적으로 공급 감소를 초래해 집값 상승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되짚어보면 공급대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대출 규제의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것으로 진단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2025년 착공 물량 부족문이 83만4000가구로 집계됐다.ⓒ주택산업연구원

수요는 쌓이는데…착공 물량은 83만가구 부족

주산연은 주택을 투자자산으로 보는 30대 진입 인구와 결혼 건수 증가 등으로 주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17~2021년 기준 연평균 67만명이었던 30세 도달인구가 2022~2025년 연평균 74만3000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결혼 건수도 2021년~2023년 평균 19만4000건에서 지난해 22만2000건으로 확대됐다.

반면 공급은 수년간 지체된 상태라는 것이 주산연의 진단이다. 지난 2017~2021년 연평균 54만 가구에 달했던 인허가 물량은 2022~2024년 연평균 46만 가구로 1년마다 약 8만 가구 규모씩 줄었다. 3년간 24만 가구의 인허가 부족 물량이 쌓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같은기간 착공 물량 역시 연평균 52만 가구(2017~2021년)에서 연평균 31만 가구(2022~2024년)로 줄면서 3년 동안 63만 가구의 공급 부족이 누적된 상태다.

올해 착공 물량을 고려하면 부족 분은 더 누적된다. 주산연은 올해 착공 예상 물량으로 32만 가구를 내다봤는데 그렇게 되면 4년 동안 83만 4000가구가 부족 물량으로 쌓인다고 전망했다. 수도권 착공 부족 물량은 29만8000가구, 서울은 6만8000가구로 내다봤다.

여기에 향후 집값 상승 시기가 도래할 경우 주택수요 단위인 가구 수가 급격히 증가해 집값 상승 추세를 부채질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통상 집값 급등기에는 아파트 분양 등 내 집 마련을 위해 독신가구가 크게 증가하는 등 가구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집값 급등기인 2020~2021년 가구 수는 연평균 46만4000가구 증가했으나 이후 집값이 하락하면서 2022~2024년 가구 수는 연평균 32만7000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 실장은 “공급 부족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난 3년간 급감했던 가구 증가가 일시에 몰릴 경우 집값 상승세를 촉발할 우려도 내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급 활성화 ‘열쇠’는?…민간·공공 규제 걷어내야

주산연은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공급을 저해하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민간 부문에서는 아파트 분양가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고 PF 자기자본비율 20%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분양주택에 대한 잔금대출 시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완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과도한 기부채납과 공공기여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야 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공공주택 활성화 측면에선 민간 대비 2~5배에 달하는 택지조성 공사 기간을 단축해 3기 신도시 등을 신속 공급하고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특히 공공주택 분양 시 임대와 분양, 지분자유적립형 중 수분양자가 시장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도 제안됐다.

도시정비사업 활성화와 관련해선 조합원의 자기부담 수준에 따라 사업추진 가능성이 좌우되는 만큼 과도한 개발이익 환수가 자제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실장은 “강남의 재건축 단지 사례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조합원은 단지 전체의 계약건축비에 비해 60%에 불과한 일반분양분과 공고임대주택의 건축비 차액까지 부담한다”며 “용적률 상향에 따른 기반시설 등 개발이익 환수 외 건축비 차액 부담으로 실질적으로 재산상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날 세미나에서는 이 외에도 주택 시장 불안 심리 해소, 지역 균형 발전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주택공급 방안이 제시됐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택 시장에선 안정적 공급에 대한 지속적인 시그널 확보가 필요하다”며 “수급 불안이 주택 시장 불안을 형성시키기 때문에 신규주택에 대한 희소성 메시지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미화 전주대 교수는 “산업과 교통망이 갖춰지거나 갖춰질 곳을 고밀 개발해 수요를 빨아들일 수 있는 양호한 입지에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며 “균형 발전은 산업을 먼저 움직이고 그에 맞는 양호한 주거 인프라를 갖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염태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주택학회와 주택산업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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