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수리산 9곳 뚫려 있는데 또 고속도로? 그건 아니지"
[이민선 기자]
|
|
| ▲ 군포 속달동 주민들이 시흥~수원간 민자고속화도로가 지나갈 곳을 가리키고 있다. |
| ⓒ 이민선 |
|
|
| ▲ 군포 속달동, 시흥~수원간 민자고속화도로 반대 펼침막 |
| ⓒ 이민선 |
김정태 시흥~수원간 민자고속화도로 반대 속달 4통 대책위원장이 한 말이다.
"몇 년 전 수원~광명 간 고속도로 만든다고 산을 뚫은 뒤로 지하수 하고 계곡물이 확 줄어 들었는데, 한 개 더 뚫으면 아예 말라 버리고 말지."
옆에 있던 주민이 한마디 보탰다.
군포시 속달동은 경기도에서 추진하려 하는 시흥~수원 고속화도로 인근에 위치한 수리산 자락 마을이다. 200여 세대가 있는데 주민들은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이다. 귀농·귀촌 주민이 80% 정도이고 나머지는 원주민이다.
편안한 노후를 위해 이곳에 정착한 이들에게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수리산을 뚫는다는 소식은 청천벽력이었다. 마을에서 보면 뒷동산 같은 산봉우리를 두 개나 뚫는 것도 모자라 마을 위로는 거대한 교각(고가 도로)이 세워지기 때문이다.
"그(교각) 밑에 집이 여러 채인데, 그 사람들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어요. 공사를 하게 되면 분명 하나밖에 없는 마을 도로를 대형 공사 차량이 점령하게 될텐데, 그건 또 어떡하고."
이 말을 하는 김 위원장 눈에서 분노가 읽혔다.
군포시 속달마을을 방문한 것은 5일 오전. 기자를 처음 반긴 것은 마을 초입에 걸린 '시흥~수원 민자도로 결사반대' 문구가 적힌 대형 펼침막이다. 마을 경로당 아래 회관은 '민자고속도로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실로 쓰이고 있었다. 그곳에도 '결사반대'가 적힌 펼침막이 걸려 있었고, 마을 곳곳 사람 눈이 잘 띄는 곳에는 어김없이 같은 내용의 펼침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
|
| ▲ 시흥~수원 민자고속화도로 반대 시민단체 기자회견 |
|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과 군포사회단체협의회, 군포YMCA,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30여 개 단체로 이루어진 '경기도 시흥~수원 민자도로 사업 반대 행동연대(아래 행동연대)'는 지난달 10일 군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흥~수원 민자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날 행동연대는 "시흥~수원 민자도로 사업은, 군포시의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으며, 군포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권을 침해하며 수리산도립공원의 자연환경을 망치는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히 심각한 위협은 경기도가 군포시민과 인근 지역 도민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사업에 대한 반대는 군포 시민과 경기도 시민 사회단체만의 의견만이 아닌, 군포시의회와 군포시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군포 출신 성복임 경기도의원(민주당)은 지난달 23일 5분 발언을 통해 '시흥~수원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군포시는 지난 2020년 11월 경기도에 시흥~수원 민자도로의 노선 변경 없이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하은호 군포시장 역시 "5년의 공사기간 동안 소음, 분진 등의 피해를 견뎌야 하고 고속도로가 개통되더라도 군포시민은 이용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
| ▲ ‘시흥~수원간 민자고속화도로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실로 쓰이고 있는 군포 속달동 마을 회관. |
| ⓒ 이민선 |
군포시를 통과하는 5.4㎞ 구간이 수리산 도립공원, 납덕골천, 당동2지구를 터널과 교량으로 관통하는 게 갈등의 원인이다. 군포의 다른 도로와 연계되는 진출입로 조성 계획이 없어 군포시민은 이 도로를 이용할 수 없다.
성 의원은 군포 시민을 위한 진출입로가 없어 실질적인 편익은 없다는 점과 안전 위협과 환경 훼손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행동연대는 "수리산을 지키겠다고 도립공원으로 지정해놓고 터널을 뚫겠다는 게 말이 되냐"며 "자연공원법에 명시된 도립공원 보전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포시와 시민들의 백지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가 사업을 접을 계획이 없어 시흥~수원간 민자고속화도로 건립 문제로 인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관계자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간사업자가 제안했고, 검토 결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 돼 원활한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현재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명회를 통해 상세한 설명을 할 계획인데 아쉽게도 주민들이 설명회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그래도 주민 의견을 최대한 청취한 뒤에 사업 진행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과 10월께 주민들과 토론할 수 있는 공청회 개최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권 바뀌니 이런 일도...노동부장관이 보낸 5만원, 놀랍네요
- 이춘석 "주식 차명거래 사실 결코 없다"... 국힘 "법사위원장이 어찌"
- 법무장관, 형제복지원 상소 공식 사과 "국가 잘못 바로잡겠다"
- '헌법 7조 1항' 흔드는, 대형로펌 내 희한한 존재들
- 아이 도둑질 CCTV로 확인한 아빠가 가게 사장에게 남긴 것
- [단독] 내란 특검, 무인기 외 대북전광판·전단탄 등 자료 확보
- "이재명 정부 관세협상 선방... 한미정상회담, 두 가지가 걱정 된다"
- 비상계엄 실패하자 노상원 존재 은폐하려 한 롯데리아 멤버들
- 명태균 "김건희가 이장우 공천 관련 재밌는 말 했다"... 대전 정가 '술렁'
- [오마이포토2025] "빤○ 목사" 한마디에 전광훈 '발끈'... 서부지법 폭동엔 "난 관계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