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행정구역 '2개 vs 3개' 논란, 도민 여론조사로 정리될까

윤철수 기자 2025. 8. 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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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의장, 주민투표 전제 '행정구역' 여론조사 전격 추진
"의회가 주체가 돼 긴급히 여론조사 실시...도민 뜻 묻겠다"
"8월 중 여론조사, 의견수렴 절차 진행...'하나의 안' 찾을 것"
5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 7월 출범 목표로 추진하는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주민투표 시행 마지노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5일 주민투표의 선결 과제로 제시된 '행정 구역' 쟁점 해소를 위해 여론조사를 긴급히 시행할 뜻을 밝혀 주목된다.

도의회가 주체가 돼 도민 여론조사 및 의견수렴을 조속히 진행한 후 행정구역 논란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이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제44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행정구역 논란 정리를 위한 '도민 여론조사' 시행 방침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 의장은 "국민 주권과 합리적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 우리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도민 여론조사를 포함해 긴급히 도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할 때이다"면서 여론조사 방침을 명확히 했다.

그는 여론조사 및 의견수렴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있어,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권고한 3개 행정구역과 김한규 의원께서 제시한 2개 행정구역에 대해 도민들의 뜻과 그 타당성을 직접 묻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도민의 뜻에 변화가 있다면 그것을 물어야 하고, 그것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여론조사 및 의견수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도민 여론조사와 함께 도민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객관적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도, 의회, 국회의원, 전문가, 언론 등 모두가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행 주체와 관련해서도, "의회가 주체가 되어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모든 일에는 '시간'이 중요한데,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이 모든 과정은, 8월 내에 마무리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민들이 최종 선택한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하나의 안을 중앙정부에 요구할수 있는 길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정 또한 도민적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행정구역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긴급 여론조사 실시 방침을 밝힌 이상봉 의장

이 의장이 '여론조사' 카드를 긴박하게 꺼내 든 것은 내년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주민투표를 성사시켜 내기 위한 지역 정치권의 책임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주민투표를 통해 기존 행정시에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주민투표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적한 '행정구역' 쟁점 해소라는 선결과제 때문이다. 윤 장관은 "주민투표에 올리기까지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행정구역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 정리돼야 주민투표 부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조속한 주민투표 실시 요구를 기대했던 제주도정은 난처한 상황이다.

제주도정은 그동안 기초자치단체 도입은 주민투표 시행 후 최소 1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민투표가 완료돼야 할 마지노선을 6월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12.3 내란사태와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의 상황으로 인해 '8월'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8월'도 이미 물 건너갔다. 주민투표 절차를 아무리 서둘러 한다 하더라도, 최소 한달은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빨라야 '9월'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주민투표의 선결 과제로 제시한 '행정구역' 관련 쟁점의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행안부에 제출한 주민투표 실시 건의문의 기초자치단체 행정구역은 '3개 체제안(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이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권고한 내용도 3개안이다.

반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며 2개의 법률안이 제출돼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이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을 발의하자, 바로 뒤이어 같은 당 김한규 의원(제주시을)이 제주시를 두개로 쪼개는 것에 반대하며 2개 기초자치단체(현행 제주시-서귀포시 체제) 설치 법률안을 발의한 것이다.

윤 장관이 행정구역 쟁점 해소를 언급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입법 혼선을 염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윤 장관의 이러한 조건 제시가 이뤄진 후에도 지역 정치권의 책임있는 논의의 장은 마련되지 못했다. 

이상봉 의장이 도의회 주관 여론조사라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 의장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이라는 여정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의 긍정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에 대한 의견 차이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며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도의회로서,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을 결코 가볍게 느끼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또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숙의 공론화 이후, 도민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담아내지 못한 점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으로서 통렬히 반성한다"며 사과의 뜻도 전했다.

이 의장은 제1차 본회의가 끝난 후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및 의견수렴은 행정체제대응특위와 사무처(총무담당관실)를 중심으로 준비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시간이 촉박해, 모든 절차를 서둘러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제주도를 '2개 체제'로 나누는 안과 '3개 체제'로 나누는 안에 대한 선호도 문항이 들어가되, 구체적인 것은 실무 논의 과정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여론조사에서 2개 또는 3개 안에 대한 도민 선호도를 갖고 바로 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뒤이어 조사결과에 대한 전문가 등의 논의와 도민 의견 수렴을 통해 하나의 안을 정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 방침에 대해 오영훈 도정과 교감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론조사 안은 (제주도정과)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의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고심하고 제시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제는 제주도의회에서 8월 중 여론조사룰 통해 하나의 안을 제시하더라도, 법안을 발의한 현직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논란을 정리할 수 있을지다. 

여론조사 카드가 시간만 덧없이 흘러가는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실천적 행동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주민투표로 바로 이어지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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