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대] 중소에서 중견까지, 사다리는 있어도 디딤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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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위한 '성장 사다리'는 분명 있었다.
중소기업 시절 제공되던 각종 혜택이 중견기업으로 전환되는 순간부터 사라지거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역시 중소기업은 별도 공제가 가능하지만, 중견기업은 최저한세 적용 대상에 포함돼 실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중소기업 지원은 그동안 '성장 사다리' 역할에 초점을 맞췄고, 중견기업 단계에서는 이에 맞는 새로운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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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위한 ‘성장 사다리’는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 위를 이어갈 디딤돌은 보이지 않는다. 부산의 강소기업들이 중견기업 진입을 앞두고 주춤거리는 이유다. ‘퀀텀 점프’ 대신 정책 지원이 끊기고, 세제 축소·조달 제한·규제 강화 등 현실적인 부담만 커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역 내 중견기업 후보군 116개사 중 63.9%가 “중견기업 진입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 시절 제공되던 각종 혜택이 중견기업으로 전환되는 순간부터 사라지거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제다. 중소기업에는 법인세 최저한세율 7%가 적용되지만, 중견기업은 최대 17%까지 올라간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역시 중소기업은 별도 공제가 가능하지만, 중견기업은 최저한세 적용 대상에 포함돼 실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조달시장 참여 기회도 제한된다. 우선구매 제도나 제한경쟁 입찰에서 빠지면서 공공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다. 규제는 늘고 지원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성장을 반기기보다 우려한다. 실제 응답 기업 대부분은 창립 20년 이상 된 강소기업들이다. 제조·전기·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과 내수 기반을 갖췄지만, 중견기업 진입은 ‘지원 포기’로 여겨진다. ‘성장하면 불이익이 따라온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정부는 다른 입장이다. 중소기업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추고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은 그동안 ‘성장 사다리’ 역할에 초점을 맞췄고, 중견기업 단계에서는 이에 맞는 새로운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기조다.
문제는 그 ‘사다리’가 중간에서 끊겨 있다는 데 있다. 성장을 유도하는 정책은 있었지만, 성장 이후를 지속적으로 받쳐주는 체계는 아직 미흡하다. 졸업 유예기간 확대, 일부 세제 완화 조치가 도입되긴 했지만 기업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
중견기업은 통계상 국내 전체 기업 수의 0.5%에도 못 미치지만, 매출은 17% 이상을 차지하고, 고용과 수출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부산지역의 경우, 매출액 25억원 이상 기업 중 중견기업 후보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불과하다. 이들이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있게 돕는 것은 곧 지역 산업 전반의 체질을 바꾸는 일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사다리는 분명 존재해왔다. 이제는 중견기업이 거기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다음 디딤돌을 놓을 차례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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