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형제복지원·선감학원 '기계적 상소' 포기

선대식 2025. 8. 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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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과거 대표적인 국가의 인권침해 사건인 형제복지원·선감학원 국가배상소송에서 상소를 취하·포기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5일 오전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됐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과 관련하여, 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국가가 제기한 상소를 일괄 취하하고, 향후 선고되는 1심 재판에 대해서도 추가적 사실관계 확정이 필요한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상소를 포기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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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발표 "더 이상 소송으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 지속 안돼"... 앞으로 1심만으로 확정, 국가배상 빨라져

[선대식 기자]

 한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로 운영된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형제복지원. 국가와 법인에 의한 학살, 폭력 사건이 끊이질 않았지만 '사회복지법인'으로 운영되었다.
ⓒ 형제복지원 운영자료집
법무부가 과거 대표적인 국가의 인권침해 사건인 형제복지원·선감학원 국가배상소송에서 상소를 취하·포기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5일 오전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에 강제 수용됐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과 관련하여, 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대해 원칙적으로 국가가 제기한 상소를 일괄 취하하고, 향후 선고되는 1심 재판에 대해서도 추가적 사실관계 확정이 필요한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상소를 포기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형제복지원·선감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잇달아 피해자들이 승소했지만 법무부는 기계적인 상소를 해왔다. 이미 유사한 사건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의례적으로 행해지는 국가의 상소로 인해 비용 낭비는 물론 정의 실현의 지체,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가중됐다는 비판이 컸다. 이를 새 정부에서는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형제복지원, 선감학원과 관련된 국가배상소송이 전국 법원에 제기되어 일관된 배상기준 마련 필요성 등을 이유로 상소하였으나,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국가가 상고한 7건에 대해 2025년 3~7월 대법원의 상고 기각 판결(심리불속행 기각)이 선고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상 근거 없이 민간시설에 아동을 강제수용한 점에서 선감학원 사건도 형제복지원 사건과 불법성의 크기나 피해의 정도가 다르지 않으므로 더 이상 소송으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고 보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인권이 침해된 국민에 대하여 충분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 하에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보다 충실하고 신속하게 실현하기 위해 국가 상소취하 및 포기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국가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제기한 국가배상소송 사건에 대해 신속한 권리구제를 통하여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전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내무부 훈령과 부산시-형제복지원 위탁계약에 따라 군사정권 시절인 1975~1987년 3만8000여 명이 강제수용돼 강제노역·구타·성폭력 등 광범위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사건이다. 사망자만 657명에 달한다. 현재 피해자 652명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 111건이 각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첫 번째 국가배상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심에서 수용 기간 1년 당 8000만 원의 배상금을 인정했고, 정부가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대법원이 기각해 그대로 확정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 원고 가운데 1명이 정부의 상소 방침에 절망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선감학원 사건은 1950년경 경기도 조례 등에 따라 경기도 안산시 선감학원에 4700여 명의 아이들이 강제수용돼 강제노역과 폭행을 당했고, 29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피해자 377명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 42건이 각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4월에 낸 성명에서 "국가가 구제 방안을 먼저 마련하지 않고 상소를 거쳐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야 비로소 피해자들이 피해배상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라며 "국가배상 외에 국가의 진심 어린 사과 및 피해자 명예 회복과 치유를 위한 절차가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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