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걸그룹 최초' 트와이스가 물들인 룰라팔루자, 혼문 열렸다
[박정빈 기자]
지난 3일, 케이팝을 대표하는 걸그룹 트와이스(TWICE)가 세계 최대의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인 롤라팔루자(Lollapalooza) 무대에 올랐다. 최근에는 케이팝 아티스트의 등장이 꽤 익숙해졌지만, 곱씹어 보면 새삼 믿기 어려운 성과다.
한국에서는 2022년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출연 이전에는 거의 인지도가 없었지만 사실 롤라팔루자는 3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와 함께 매년 4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는 초대형 페스티벌이다. 워낙 규모가 큰 축제인지라 베를린, 파리 등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지만 그중에서도 메인은 본고장인 미국의 시카고인데, 트와이스가 오른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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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라팔루자 시카고' 헤드라이너로 출연한 트와이스 |
| ⓒ JYP엔터테인먼트 |
일부의 대중은 아직 트와이스를 앵콜 무대에서의 미숙한 가창력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2020년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들은 트와이스가 과연 이런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대를 관람하고 나면 그 물음표는 이윽고 느낌표로 바뀐다.
구름처럼 운집한 관객들 앞에서 트와이스는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의 '클래스'를 증명해 보였다. 이 정도 길이의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숨돌리기 위한 토크 시간도 없이 무대만으로 1시간 30분을 꽉꽉 채웠다. 장시간 토크를 할 만큼 영어가 능숙한 멤버가 없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들의 퍼포먼스만으로도 충분히 세계인을 매혹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으리라.
그 말대로 무려 21곡을 연이어 부르는 동안 멤버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무대를 누비며 원숙한 기량을 선보인다. 특히 메인보컬 지효의 퍼포먼스는 가히 발군이다. 탄탄한 발성과 파워풀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공연 내내 좌중을 압도하고,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무대를 즐기며 능숙하게 호응을 유도하는 그녀의 면면에서 비욘세, 두아 리파 등 해외 팝스타의 모습들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페스티벌의 무드에 맞춘 화려한 편곡이 이러한 퍼포먼스를 더욱 빛나게 했다. 악기를 보다 풍성하게 채워 넣은 오프닝 넘버 "The Feels"나, 라이브 밴드 편곡으로 공간감을 한층 넓힌 "What is Love?"와 "Feel Special", 짜릿한 기타 드라이브가 울려 퍼지는 "I CAN'T STOP ME"까지, 무수한 히트곡들이 '롤라팔루자 버전'으로 다시 태어나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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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라팔루자 시카고' 출연한 트와이스 |
| ⓒ JYP엔터테인먼트 |
또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록곡 "TAKEDOWN"에 참여했던 멤버 지효, 정연, 채영은 원곡자의 노련함이 묻어나는 퍼포먼스를 다시금 선보이며 뜨거운 '케데헌 열풍'에 응답한다. 마치 영화 속의 걸그룹 헌트릭스가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온 듯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에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우리의 기억 속에 빼곡히 들어찬 과거의 수많은 히트곡부터 현재 가장 핫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케이팝 10년의 역사를 관통하며 롱런하는 트와이스의 저력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다.
한편 트와이스는 지금까지 전 세계 27개 지역에서 총 51회의 공연을 진행하며 무려 150만 명에 달하는 누적 관객 수를 동원했고, 현재 여섯 번째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이다.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초대형 스타디움을 연신 가득 채우며 쌓인 관록과 노하우가 이번 롤라팔루자 공연에서 멤버들의 무대 매너와 퍼포먼스, 편곡, 무대 연출과 구성 등 모든 측면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우리의 먼 기억 속 '치얼 업 베이비'를 외치던 풋풋한 소녀들은 이제 40만 명이 운집한 시카고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로 우뚝 섰다. 그러나 공연을 마친 뒤 아홉 명이 외친 마지막 인사가 다름 아닌 한국어였다('지금까지 트와이스였습니다. 감사합니다')는 점에서 트와이스가 세계 무대 한복판에서도 케이팝 아티스트로서의 문화적 뿌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 역시 알 수 있다. 단단히 지켜온 중심과 눈부신 성장의 궤적이 교차하며 전 세계 관객에게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한 트와이스의 롤라팔루자 공연은 그들을 지켜봐 온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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