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살권수 프레임'과 유재수 사건
[이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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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1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11월 11일 검찰이 정경심을 기소하면서 내놓은 결과는 처참했다고 생각한다. 사모펀드의 주인이 조국이라는 점은 고사하고 조국이 사모펀드에 관여했다는 점은 단 한 가지도 밝혀내지 못했다. 심지어 사모펀드에 관한 정경심의 관여 역시 사모펀드의 실질적 운영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2020. 6. 30.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4형사부는 조범동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이 사건이 권력형비리가 아니며 조국 또는 조국 가족이 문제의 사모펀드 소유자나 운영자가 아님을 확인했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역시 동일하게 판단했다.)
이제 윤석열과 그 수족들이 손모가지를 내놓을 차례였다. 조국 사모펀드 가설로 대통령에게 사표를 입에 담았으니, 뱉은 말에 대하여 책임을 부인할 도리가 없다고 보았다.
윤석열의 프레임 전환과 대호 프로젝트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게 굴러가지 않았다. 확실히 수사는 생물이었다. 상황도 여론도 조국 수사 시작 때와 완전히 바뀌었다. 더구나 윤석열은 가증스럽고 질 낮은 자였다.(이 글을 쓰는 사이 윤석열이 서울구치소에서 특검의 체포영장집행을 거부한다면서 수용실 안에서 속옷만 입고 누워 영장집행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직 대통령의 체신은 고사하고, 시정잡배만도 못한 행동을 보이는 그가 심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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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
| ⓒ 이희훈 |
나는 윤석열이 살권수 프레임을 운운할때부터 최소한 미필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목표가 생겼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이 살권수 프레임은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 올리는 선명한 구호가 되었다. 2019년 9월 25일 발간된 월간지 신동아는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즉 '대호(大虎)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고 썼다.('대호 프로젝트' 차원에서 부인 김건희가 여기저기 점을 보고 다닌다는 얘기를 나도 여러 번 들었다.)
김태우의 조국 고발... 전 특감반장 A의 진술 번복
윤석열 패거리가 살권수 프레임으로 캐비닛을 뒤져 고른 두 개 사건이 바로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이하 유재수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었다. 이 가운데 유재수 사건은 윤석열 및 그 패거리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조국 사모펀드 가설의 허위 판명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윤석열 패거리로서는 조국을 메이드(구속을 일컫는 검찰 은어)할 사건이 필요했고, 그래서 고른 사건이 유재수 사건이었다.
유재수 사건은, 2017년 8월 당시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특감반이 유재수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다는 첩보를 입수하여 감찰을 진행하면서 시작되었다. 유재수가 특감반과의 연락을 끊었고, 강제조사권이 없는 민정수석실 특감반으로서는 더 감찰을 진행할 수 없어 유재수에 대하여 사표를 받고 감찰을 종료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2019년 2월 특감반 시절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해임되었던 김태우(서울 강서구청장이었던 그 김태우다)가 감찰무마라면서 조국을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다.
조국 사태 이전, 검찰 수사에서 검찰 출신 전 특감반장 A 등은 유재수가 사직을 하여 감찰이 끝났을 뿐 감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진술했다. 더구나 유재수는 우여곡절 끝에 2018년 2월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낸 상황이었다. 수사가 별 진전을 보기 어려웠다.
문제는 윤석열 패거리들의 조국 사냥이 실패로 돌아간 뒤였다. 바람보다 먼저 눕는 것이 풀이라 했던가? 검찰의 분위기가 살기등등해 있는 상황에서 유재수 사건이 재점화될 때 과연 이들이 종전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조국 일가 수사가 시작될 때 정경심 교수의 변호인으로 선임되기까지 했던 A는 정경심이 기소된 이후 2019년 11월경 정경심의 변호인을 사임하고, 그 이후 검찰 진술에서 박형철의 감찰 중단 지시가 있었고, 자신은 감찰 중단 지시에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고 종전 진술을 번복하였다. A가 진술을 번복하자, 다른 전직 특감반원들도 일제히 감찰 중단 지시가 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2019년 11월에는 당시 현직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박형철도 검찰에 출석하여 "백원우와 조국 두 사람이 '유재수 감찰, 사표로 정리'로 정한 후 나를 불러 내용을 말해준 것이지 의사결정을 함께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하여 조국과 백원우는 기소된 이후 법정에서 박형철의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형철과 전직 특감반원들의 새로운 진술에 터잡아 윤석열 검찰은 2019년 12월 23일 조국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때 주임검사가 김학의 사건에 등장하는 이정섭이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일은 성탄절 다음날인 26일이었다. 조국에게 영장실질심사 출석은 다시 귀가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발걸음이었다. 멸문지화의 포화 속에서 엄마가 구속된 상황에서 자신마저 구속될 경우 아들과 딸이 어찌될지 너무나도 걱정스러웠던 조국은 집을 나서기 전 A4용지에 아들과 딸에게 일이 생겼을 때 연락할 지인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벽에 붙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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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2019.12.27 |
| ⓒ 연합뉴스 |
유재수 사건에서 법원은 박형철의 주장을 받아들여 결국 조국, 백원우만 유죄가 확정되어 지금 두 사람은 옥살이를 하고 있다. 사표 수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박형철은 무죄를 확정받았다. 진술을 번복한 A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금 자유로이 변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사람은 유재수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조국, 백원우에 대하여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질낮은 윤석열이라는 존재에 빗대 박형철과 A는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할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때 박형철은 검찰에 "내가 주무비서관이요, 내가 결정한 일입니다"라고 진술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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