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세 청원’ 13만명 넘어…씨티그룹도 “180도 역행”
세제 개편의 핵심 축 중 하나였던 증권시장 과세 강화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해외 투자은행(IB)에서도 한국 증시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그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발간한 ‘글로벌 거시 전략-관점과 투자 아이디어’ 보고서에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부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 신흥국 비중 축소의 핵심 이유는 한국”이라고 했다. 씨티그룹은 세제개편안을 거론하며 “일반적으로 세제개편이 시장에 영향을 오래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지만, 우리는 이번 조치가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 ‘코리아 업(Korea Up)’ 프로그램 취지와 180도 반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이달 1일 ‘이런, 세금 인상이라니(Yikes, tax hike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채찍은 있고 당근은 없다”며 “세제개편안으로 한국 증시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은 “한국 증시가 추가 상승하려면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며 “세제개편안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들리거나 상장사 실적이 증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가 강하게 반발하는 부분은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은 이날 오후 7시 1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5만 명 이상이 동의함에 따라 해당 청원은 국회 소관 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는 부동산과 비교해 불공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증권사 리테일 부문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식 10억원이 큰 금액으로 여겨졌지만, 우량주나 배당주에 수년간 꾸준히 투자한 일반 개인 중에도 10억원 이상 보유한 경우가 많아졌다”며 “아파트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으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얻어도 세금 부담이 크지 않은 반면, 주식 투자자에게는 대주주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돼 주식과 부동산 간 역차별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10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한 사람을 대주주로 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세수를 늘리기 어렵고,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만 키운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거버넌스포럼은 “현재도 개인 대주주들은 12월 31일 전에 주식을 매도한 뒤, CFD(차액결제거래) 등을 활용해 배당소득 중과세와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고 있다”며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낮추더라도 실제 걷히는 세금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정청래 신임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세제개편안 관련 공개 발언 금지령을 내리고,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에게 대책을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고 했다.
김연주·이병준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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