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도 '넷플릭스'처럼 바뀔 때가 온다

김대경 2025. 8. 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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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몇 시간 썼는지'에 따라 요금을 냈습니다.

그런데 전기요금은 아직도 '몇 kWh(킬로와트시)를 썼는가'에 따라 돈을 내는 방식입니다.

어느 날 우리는 전기요금도 '넷플릭스'처럼 고정 요금제로 내게 될지 모릅니다.

넘치는 전기를 사회에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시대, 우리는 '전기요금의 넷플릭스화'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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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퓨처] '쓴 만큼 내는 요금제'는 전기 잉여 시대에 효율적이지 않다

[김대경]

 전남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
ⓒ 전라남도
20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몇 시간 썼는지'에 따라 요금을 냈습니다. 지금처럼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네트워크가 커지자, 통신회사들은 한 명이 더 접속해도 비용이 거의 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정해진 요금만 내고 무제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전기는 여전히 '사용한 만큼 내는' 시대

그런데 전기요금은 아직도 '몇 kWh(킬로와트시)를 썼는가'에 따라 돈을 내는 방식입니다. 시간대별 요금제나 누진제(많이 쓸수록 요금이 올라가는 제도) 등 조정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전기를 시간 단위로 파는 상품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설치만 해두면 운영비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즉, 공짜에 가까운 전기가 나옵니다. 여기에 배터리 저장장치(BESS)까지 있으면, 낮에 남은 전기를 밤에도 쓸 수 있죠.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는 전기 가격이 0원 이하로 떨어지는 시간대도 생겼습니다. 전기가 넘치는데도, 우리는 "아껴 써야 한다"는 신호를 받는 겁니다. 마치 초창기 인터넷이 아무리 빨라져도 '접속 시간 줄이기'를 강요하던 시절과 비슷합니다.

전기도 '정액제'로 바뀔 수 있을까?

어느 날 우리는 전기요금도 '넷플릭스'처럼 고정 요금제로 내게 될지 모릅니다. 그 모델은 이런 식일 수 있습니다.

정해진 월 요금을 내면 자유롭게 전기 사용
단, 시스템 안정성을 위한 '사용 규칙(프로토콜)'을 지킴
남는 전기는 AI 훈련, 식량 생산, 이산화탄소 제거, 자원 재활용 등에 활용

스웨덴의 요나스 비르예르손(Jonas Birgersson)은 이런 구조를 실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전기차·배터리·산업체가 전기를 주고받는 에너지 커뮤니티를 설계했습니다. 이 전력망에서는 전기가 아무 데로나 흐르지 않고, 정해진 조건에 따라 오갑니다. 마치 데이터가 인터넷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요.

정액제가 되면 공짜일까? 누가 비용을 낼까?

물론 고정 요금제가 '공짜 전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전력망은 가장 많이 쓰는 순간(피크 시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하고, 누가 비용을 얼마나 낼지, 취약계층은 어떻게 보호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도 처음엔 "무제한 요금제는 망을 망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죠. 지금은 어떤가요? 우리는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정보를 더 싸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기도 그렇게 바뀔 수 있습니다. 단순히 "쓴 만큼 내는 요금제"는 전기 잉여 시대에는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넷플릭스는 정해진 요금으로 무제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전기요금도, '고정 요금 + 조건부 사용 규칙 + 시스템 안정성 보장'이라는 모델로 바뀔 수 있습니다. 넘치는 전기를 사회에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시대, 우리는 '전기요금의 넷플릭스화'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굿모닝충청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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