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을 위하여' 염정아, 박해준의 어른 로맨스 재질 커플 화보


Q : 어느 때보다 염정아를 자주 볼 수 있어 좋은 요즘입니다. 틈틈이 쉬긴 하나요
A : 아니요. 전혀 쉬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행복합니다. 〈첫, 사랑을 위하여〉는 현장도 정말 좋고, 지안이라는 역할도 언제 또 한번 해볼 수 있을까 싶은 귀한 역할이라서요.
Q : ‘귀한 역할’이군요
A : 모든 게 다 있어요. 편하게 생활 연기를 할 수 있으면서도 감정 연기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모녀 간의 사랑도 있고…. 이걸 한 드라마에서 다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연기자에게는 너무나 좋은 기회죠.
Q : 2023년 최대 흥행작인 영화 〈밀수〉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1년 정도 휴식기가 있었어요. 이렇게 달리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나요
A : 아뇨. 저는 쉬고 싶었던 적이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없을 때 쉬는 거죠. 촬영은 제게 생활이에요. 주부로, 엄마이자 아내로 사는 것도 좋지만 나를 인정해 주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 주어진 역할을 해낸다는 게 너무 큰 행복이거든요.

Q :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2〉에 출연했던 이재욱 배우가 염정아, 박준면 두 선배에게 배운 게 너무 많았다고 하더군요. 촬영 환경이 정말 만만치 않은데 아주 사소한 것에도 계속 감사한다면서요
A : 저는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건데 재욱이는 사람 자체가 그런 걸 볼 줄 아는 거예요. 걔가 그런 면이 좀 있어요. 겉으로 어른스러워 보이는 면모까지도 제 눈엔 귀엽지만, 또 마냥 귀여워하기에는 확실히 철든 면이 있죠.
Q : 8월 4일 방영을 앞둔 〈첫, 사랑을 위하여〉 속 지안의 어떤 면에 마음이 끌렸나요
A : 어려서부터 소외당하고, 힘든 일을 겪은 인물이에요. 그럼에도 참 씩씩하게, 삶의 동력인 딸 효리(최윤지)를 위해 살아온 엄마거든요. 그런 엄마에게 사랑이 찾아오고, 딸과의 관계에서 또 새롭게 깨닫게 되는 사랑도 있어요. 정말 다양한 감정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죠.
Q : 전작 〈갯마을 차차차〉 〈일타 스캔들〉 〈엄마친구아들〉에서 보여줬듯 유제원 감독의 장기는 주연 남녀를 돋보이게 하는 연출인데요. 염정아와 박해준의 ‘케미’는
A : 사실 저희 둘의 로맨스 분량은 막 촬영에 들어간 터라 한 번 더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에요. 해준 씨는 일단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주변에서 왜 그렇게 칭찬하는지 알겠더라고요.


Q : 미담은 염정아도 많은데
A : 저도 만만치 않긴 하죠(웃음).
Q : 대학생인 딸 효리(최윤지)와의 관계에서 실제 모녀관계나 감정이 투영된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 지안이는 좀 측은해요. 부모님도, 남편도 없이 혼자 모든 걸 해내온 지안이의 상황에 저를 비할 수는 없죠.
Q : 미혼모로 딸을 키운 건설현장 소장이라는 설정에서도 인물의 외로움과 단단함이 짐작됩니다. 염정아에게도 촬영현장이 싸워야 할 공간으로 느껴졌던 때가 있나요
A : 지금보다 20대 때가 더 힘들긴 했겠죠? 그런데 돌아보면 그때도 그냥 연기가 재미있었어요. 어릴 때 현장이 힘들었다면 사람 관계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고 유연해지면서 현장도 점점 편해졌죠. 이제 모두가 저를 배려해 주기도 하고요.
Q : 떠나온 촬영장 중 그리운 곳도 있나요? 영화 〈카트〉 촬영 때 대형 마트를 구현한 세트를 배우들이 번갈아가며 물청소했다는 일화에서 일하는 공간을 향한 애정을 느꼈어요
A : 없어요. 완전히 없어요(웃음). 항상 그때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끝나면 떠날 뿐이죠. 또 우리는 항상 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잖아요.
Q : 듣는 제가 섭섭할 정도로 너무 산뜻합니다(웃음). 맡은 인물에서 또한 빠르게 벗어나는 편인지
A : 촬영하는 동안은 영향받는 지점이 있을 거예요. 아마 저보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느끼겠죠. 요즘 안 그래도 제 말투나 행동이 ‘지안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인물이든 그 인물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어느 순간 ‘딱’ 붙는 순간이 오거든요.
Q : 저열한 시장, 안명자로 열연했던 〈노 웨이 아웃: 더 룰렛〉(2024)에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합을 보고 “나도 질 수 없지!”라고 도파민이 돌았다는 인터뷰 답변을 봤습니다. 스스로 ‘도파민’이 돌았던 나의 연기는
A : 그런 순간이 꽤 있죠. 〈밀수〉 때도 ‘아, 저때는 내가 진짜 진숙이었구나’ 싶은 장면이 순간순간 있었어요. 〈외계+인〉이나 〈스카이 캐슬〉에도 있고, 아마 이번에도 그런 순간이 있을 거예요.

Q : 염정아의 얼굴을 특정 범주에 넣어 말하던 시기는 지나간 지 오래인 듯합니다. 7월 21일 공개되는 드라마 〈아이쇼핑〉에서는 아이를 양부모에게 사고파는 조직 두목을 연기하고요. 판타지와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염정아가 실제로 느끼는 현실의 무게는 어떤 종류인지
A : 저희 딸이 이제 고3이 됩니다(웃음). 그런데 ‘고3 엄마’ 역할을 해낼 자신이 없어요. 〈스카이 캐슬〉의 (한)서진처럼은 당연히 못하고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엄마는 대치동에도 몇 명 없을 테지만.
Q : 배역을 통해 미리 상상하게 되는 일도 있나 보군요
A : 그렇죠. 내가 작품에서 느꼈던 것, 캐릭터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면서 느낀 것들이 제 가치관이나 다른 것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겠죠.
Q : 염정아가 배우로서 스스로 믿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직업인으로서의 나에 대한 신뢰 같은 것
A : 늘 처음에는 불안해요. 대본 리딩을 할 때까지도 나만 아직 감을 못 잡은 것 같고, 내가 괜한 욕심을 부렸나 싶죠. 그런데 항상 어느 시점이 지나면 막 몰입하고 파고들기 시작해서 그 인물이 되는 경험을 해요. 지금 지안이도 그렇고요. 물론 보는 사람들은 막상 “뭐야, 안 어울려! 완전 미스 캐스팅이네!” 이럴 수도 있어요.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니까(웃음).

Q : 1991년에 데뷔했습니다. 배우 염정아를 다음 세대가 계속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나요
A : 그래야 계속 일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고 싶어서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젊은 친구들과 계속 작품 안팎으로 함께하는 거죠. 또 그렇게 만난 후 편하게 다가와주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요.
Q : 후배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쁜가요
A : “아름다우시네요”라는 말이 제일 듣기 좋던데요(웃음). 〈장화, 홍련〉(2003)과 〈범죄의 재구성〉(2004)을 보고 그런 말을 많이 하던데 아무래도 그때, 30대 초반 때가 제일 예뻤나 싶습니다.
Q : 그리고 이제는 어른의 멜로를 보여줄 예정이고요. 마음의 준비는
A : 준비할 건 없어요. 지금까지 지안이를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바로바로 하면 됩니다.

Q : 마음이 든든할 듯합니다. 상반기 최대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야당〉은 300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어요
A : 감사한 일이죠. 올 초 영화 〈휴민트〉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폭싹 속았수다〉 홍보를 시작하고, 곧이어 〈야당〉까지 개봉했는데 두 작품 모두 넘치는 사랑을 받았어요. 일단 주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요. 그나저나 스마트폰을 이렇게 제가 손에 들고 이야기할까요? 가까이 대고 말하면 녹음이 더 잘될 텐데요.
Q : 감사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녹음 기능이 꽤 좋아서요. 탁자에 놓으셔도 됩니다(웃음)
A : 그러죠, 그럼. 아무튼 이런 때일수록 차분해지려고 합니다. 그냥 저는 일하는 게 좋은 거니까. 늘 기대 반, 걱정 반 속에서 다음 작품을 또 준비할 뿐이죠.
Q : 지금은 〈첫, 사랑을 위하여〉 촬영이 한창이죠. 유제원 감독은 주연배우들의 케미스트리를 돋보이게 하는 연출이 탁월한데
A : 감독님은 이제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아주 유쾌한 분이에요. 배우들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무한 칭찬’과 응원을 건네면서 현장을 아주 수월하게 풀어나가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Q : 40대의 멜로를 보여줄 염정아 · 박해준의 ‘투샷 비주얼’도 기대됩니다
A : 약간 뻣뻣한 저와 달리 염정아 선배는 모든 게 자연스럽고 유연한 측면이 있어요. 지안이와 정석이가 예쁘고 잘생겨 보인다면 더 좋겠지만, 그보다는 둘의 모습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길 바라요. 그 자체로 공감할 수 있도록.
Q : 건축설계사인 류정석은 아들과 사는 싱글 대디입니다. 두 아들의 아빠로서 현실과 중첩되거나 상상하게 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A : 원래 부모는 자식에게 괜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있기 마련인데, 극중 아들인 도현(김민규)이는 바르게 잘 커줬죠. 쑥 커버린 아들에 대한 대견함과 애틋함은 실제로도 제가 느끼는 부분이긴 해요.
Q : 이 이야기의 어떤 부분에 끌렸나요
A : 드라마의 진행과 함께 변화하는 캐릭터가 좋아요. 시청자가 이 캐릭터를 조금씩 궁금해하고 변화의 지점이 발견될 때 기쁜데, 이 작품은 그런 정서가 전반에 깔려 있어요. 이미 어른이지만 또 그에 맞는 경험을 통해 새롭게 성장하는 부분이 있죠. 정말 ‘첫사랑’처럼 설레기도 하고요.
Q : 〈첫,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은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A : ‘첫’과 ‘사랑’ 사이에 놓인 쉼표 하나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중간에 찍힌 쉼표는 우리가 경험 이후 겪는 여러 과정 같은 거죠.

Q :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됐습니다. 판타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이 내 아버지나 남편의 파편을 관식에게서 찾았어요. 이 역할을 통해 새롭게 찾은 가족의 의미가 있다면
A :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전 가족이 정말 소중해요. 제 첫 번째죠. 최우선순위가 생기면 삶이 또 단순해지더군요. 가끔 너무 우리 가족만 생각하나, 이기적인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쩌겠습니까. 중요한 것을.
Q : 언론사 인터뷰에서 “양관식은 가장의 무게도 졌지만 많은 것을 부인 애순과 나눠 가졌다”고 답한 적 있습니다. 실제 박해준은 부부라는 팀을 어떻게 꾸려가나요
A : 서로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걸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 같아요. 어제 괜찮아 보였다고 해도 오늘은 또 오늘의 안부를 묻는 거죠. 뭐 먹었는지, 일과는 어땠는지 그냥 자연스럽게요.
Q : 한편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2022)에서는 성실한 가장의 대척점에 있는 44세의 웹툰 작가 지망생 남금필을 연기했습니다. 박해준도 내 꿈이 더 중요한 시기가 있었나요
A : 저는 내 꿈이 너무 중요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무언가를 실현하겠다고 계획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눈앞에 닥친 일, 크든 작든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해내는 과정의 반복이었죠. 먼 미래를 계획하는 게 없으니 뭔가 거창하게 ‘꿈’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고요.
Q : 박해준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A : 좀 쑥스러운데요. 이 또한 그때그때 달라져요. 작품에 들어가면 정말 대본만 보거든요. 가끔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습니다. 곧 애들 방학이니까 양가 부모님이 계시는 부산과 목포를 한 번씩 다녀오고, 물놀이 좀 하겠다 정도의 계획만 있죠. 말하다 보니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기도 한데(웃음).

Q : 우선순위가 정말 확실합니다(웃음). 출연작 중에는 영화 〈4등〉에 깊은 애정을 보인 바 있습니다. 체벌을 하는 수영 코치 광수는 좋아하기는 힘든 인물이긴 해요
A : 악역이든 뭐든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는데, 제게 광수가 그런 인물이었어요. 천재적인 수영 선수였다가 제 성질을 못 이겨 바닥으로 떨어지고, 누군가를 가르치게 됐는데 또 이전 관습을 버리지는 못하는…. 촬영장도 자유로워서 광수라는 인물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았죠.
Q : 박해준이 직업인으로서 자신에 대해 믿는 것이 있다면
A : 제가 ‘설렁설렁’ 사는 것처럼 보이는 면이 있어요. 저도 제가 그런 줄만 알았죠. 치열하게 하는 배우가 너무 많은데 왜 나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것 같은지, 과연 진짜 편안한 건지 스스로 질문을 좀 던져봤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저도 꽤 열심히 했더라고요. 현장에서 즐겁기 위해 현장에 오기 전까지 혼자 노력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그냥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잘했다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보자고.
Q : 욕심은 없지만 치열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군요
A : 계속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좀 있어요. 결과도 썩 나쁘지 않았죠, 돌아보면. 운도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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