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외교, 태국-캄보디아 반응 다른 까닭은?
[박정연 기자]
무력 충돌을 막 끝낸 캄보디아와 태국산 수입품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양국에 일괄 19%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했다. 양국 정전 합의 대가로 트럼프가 준 일종의 선물인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캄보디아와 태국 국민들의 반응은 대조적으로 엇갈리며 미묘한 외교 파장마저 예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단순한 경제 정책처럼 보이는 이 조치에는 양국 간 국경 분쟁의 정전 합의를 넘어 향후 동남아 외교 지형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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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을? .. 양국이 정전과 평화를 이뤘습니다. 모두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축하메시지 문구 일부를 캄보디아 외교부가 홍보 이미지로 만들어 현재 언론에 제공했다. |
| ⓒ 캄보디아외교부 |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또한 이번 조치를 "국민과 경제에 돌아온 큰 선물"이라 칭하며, 정부 차원의 긍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훈 마넷 총리는 관세 발표 당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캄보디아와 태국 군대 간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을 확보하고, 양국 간의 항구적인 평화와 관계 정상화가 달성될 때까지 휴전 이행을 계속해서 직접 모니터링해 준 그의 리더십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이미 약속했으며, 최종적으로 19%의 관세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현지 젊은 세대들과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와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 및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민심의 흐름은 그동안 친중 노선을 고수해 온 캄보디아 정부의 외교 태도에도 변화의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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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국 정전 합의후 긴장이 풀린 듯 집무실에서 졸고 있는 훈센 상원의장의 모습. 그는 1일 자신의 SNS 계정에 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36%에서 19%로 인하한 결정에 대해 "정말 다행스럽고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
| ⓒ 훈센 상원의장 페이스북 |
태국 정부는 환영하지만... 국민은 경제 불확실성에 우려와 기대 교차
한편, 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를 "중대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애당초 46%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위협 받았으나, 최종 19%의 관세율을 적용받은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지라유 후앙사브 태국 정부 대변인은 <방콕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태국에 있어 중대한 성공"이라며 "수출 기반과 장기적 경제 안정성을 보존하기 위한 '윈윈(win-win)'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환영 입장과는 달리 태국 국민과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포즈 아람와타논트 태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관세율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부에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기술 지원 등 추가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태국 중소기업협의회(SME Council)는 19% 관세율이 2백만 개가 넘는 수출 지향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즉각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태국 국민의 반응은 관세 인하에도 앞으로의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는 복합적 양상이다.
한편, 이번 미국발 관세 조정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외교적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힘을 위주로 한 트럼프식 관세 외교'의 유효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관세를 평화 중재의 지렛대로 활용한 것이 캄보디아 정부의 친중 노선에 균열을 내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이번 '미국-캄보디아-태국' 간의 관세 조정은 동남아 외교 지형 변화 또는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특히 캄보디아 내에서 친중 성향의 정부와 친미 성향의 민심 사이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의 정치적 입지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3년 뒤 열릴 2028년 총선은 이러한 외교 지형 변화와 민심의 흐름이 실제로 어떤 정치적 결과를 낳을지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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