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광고에 두 쪽 난 美…트럼프∙밴스까지 참전, 무슨 일

“시드니 스위니는 멋진 청바지를 갖고 있다(Sydney Sweeney has great jeans)”
할리우드 배우 시드니 스위니(27)가 출연한 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광고에 미국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광고는 발음이 비슷한 ‘jeans(청바지)’와 ‘genes(유전자)’라는 언어 유희를 활용했다. 영상에는 스위니가 청바지를 입는 모습과 함께 “청바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는다”, “때때로 머리색, 눈동자 색, 성격까지 결정한다”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마지막 장면은 스위니의 파란 눈이 클로즈업되며 ”내 청바지는 파란색이다”라는 문구로 끝난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스위니가 벽에 쓰인 “Great Genes”라는 문구에서 ‘Genes’에 줄을 긋고 ‘Jeans’라고 덧쓰는 장면이 등장한다.
AP통신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우생학에 대한 암시로 보인다”고 짚었다. 우생학은 특정 유전 형질에 따라 인간을 선별해 개량하려는 이론이다. 마커스 콜린스 미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광고에 다양한 인종의 모델이 나와서 ‘유전자’에 대한 말장난을 했다면 비난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무지했거나 게을렀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쁜 유전자” 발언했던 트럼프 “재밌다”

CNN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에 “나쁜 유전자들”이라고 한 발언을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미국 사회에서 인종에 대한 논의가 민감해진 상황에서 이번 광고가 트리거가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을 놓치지 않았다.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매체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청바지 광고에 대한 질문에 “광고란 참 재밌는 것”이라며 “엉터리라고 생각했던 광고가 상징적인 광고가 된 적도 있고 멋진 광고가 별로였던 적도 있어서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23년 정치적 논쟁에 휩싸였던 버드라이트 광고 사례를 언급하며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자 가장 실패한 광고”라고 강조했다. 당시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가 버드라이트를 협찬받자 보수층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됐었다. 스위니 광고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PC(정치적 올바름)주의적 광고를 비판하며 이번 사안에 간접적으로 입장을 낸 셈이다.
마가는 청바지 광고 감싸…“문화 논쟁이 정치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사들도 합세해 기름을 부었다. 스티븐 청 공보국장은 지난달 29일 엑스에서 “청바지 광고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읽어낸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멍청한 일인지 보여준다”며 “이런 터무니없는 공격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대통령이 청바지를 입은 가상 이미지와 함께 “지금 완전 핫하다니까”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J D 밴스 부통령 역시 “민주당이 시드니 스위니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나치로 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보수 진영이 문화 논쟁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의류 업계는 청바지 광고로 미국을 문화 논쟁의 한가운데로 몰아 넣은 아메리칸 이글을 최종 승자로 보고 있다.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 2~4월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5% 감소하며 부진에 시달렸지만, 스위니를 모델로 발표한 후 주가가 4% 이상 상승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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