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행 시대에 '말 택시'가 성업 중인 곳
2025년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학교 동문 여럿이 인도네시아의 두 섬을 다녀왔습니다. 섬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몇 차례 소개하려고 합니다. <기자말>
[문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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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리섬 삼총사 트라왕안(Trawangan), 메노(Meno), 아이르(Air) |
| ⓒ 구글 지도 |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 법으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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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리섬에서 운행 중인 마차 치모도라고 부름 |
| ⓒ 우영옥 |
트라왕안을 거닐다 보면 섬 중앙에 있는 이슬람 사원(mosque)에서 들려오는 기도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정해진 시간에 성지(mecha)를 향해 기도하는 계율을 따라야 한다. 모스크는 이슬람 건축 양식의 백미라 일컫지만, 트라왕안에 있는 사원은 웅장하지 않고 소박하다. 발리섬에서는 닭 우는 소리가 아침을 깨웠는데, 길리섬은 은은한 독경(讀經) 소리가 새벽 공기를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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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리섬의 고양이 중성화되어 귀가 잘된 고양이가 많음 |
| ⓒ 설지원 |
수 세기 동안 이어온 이 흥미로운 이벤트는 두 종교 간 우정과 화합을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행사를 마친 후에는 두 진영이 어우러지는 화려한 잔치가 벌어진다. 이 행사가 열리는 푸라 링사르(Pura Lingsar)는 롬복섬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유적지 중 하나로, 무슬림과 힌두교도가 함께 예배를 보는 사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트라왕안을 포함, 길리섬 연안(沿岸)은 수심이 낮은 산호 해변이다. 바닥이 울퉁불퉁해 걷기는 불편하지만, 무릎 높이의 해안에서도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한다는 위치(turtle point)에서 바닷속을 살펴보았는데, 백화현상으로 하얗게 죽은 산호들이 많았다. 이윽고 거짓말처럼 큰 거북이 두 마리가 나타났다. 해초(海草)를 먹기 위해 해안가로 접근한 것처럼 보였다.
바다거북은 주로 얕은 바다에서 먹이 활동을 한다.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길리섬은 해수면이 완만하고 해초가 많아 바다거북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서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았다. 거북이와 나란히 바다를 헤엄치다니. 난생처음 경험하는 신기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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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리섬의 해양 생태계를 감상할 수 있는 위치가 표시된 지도 스노클링, 스킨 다이빙, 스쿠버 다이빙 장소 |
| ⓒ 설지원 |
이 지진으로 길리섬도 큰 피해를 겪었다. 트라왕안에서만 최소 9명 이상이 사망하고 건물의 30%가 파괴됐다고 한다. 그 여파 때문인지 몰라도 섬 곳곳에 방치된 땅과 집들이 많았다. 공사를 하다가 중단된 건물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섬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는데, 해안가 주변은 멋지고 화려했지만 섬 중앙으로 갈수록 초라하고 낙후된 모습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공터에는 쓰레기들이 수북했고 인가가 있는 동네를 지날 때마다 플라스틱을 태우는 매캐한 냄새가 풍겼다. 폐기물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담수(潭水)나 지하수가 없는 섬이니 하루에 소비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도 어마어마한 양일 것이다. 수거되지 않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결국 땅과 바다를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나선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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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리 에코 트러스트(GET) 누리집 www,giliecotrust.com |
| ⓒ 문진수 |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주민들은 어업 구역을 명확히 설정하고 합법적인 어업 기술만 사용하기로 어부들과 협정을 맺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단체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GET다. 지금 이 단체는 파괴된 산호초를 살리고, 교육을 통해 환경 의식을 높이고, 매주 금요일에 해변을 청소하고, 말과 고양이를 포함 동물들을 보호하는 등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라왕안에 머문 시간은 특별했다. 무리한 개발로 나무와 숲이 훼손된 흔적이 보이고 지진이 할퀴고 간 상흔이 여전했지만, 그런 흠결이 도드라지지 않을 만큼 섬은 아름다웠다. 섬 주민들은 친절했고,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앞을 청소하는 등 일상에 충실했다. 무엇보다 동물과 인간, 자연의 조화를 꿈꾸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숨겨진 보석'을 보전하려 애쓰는 이들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어 훈훈했다.
자연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환경을 보호하고 현지 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여행 방식을 생태 관광(ecotourism)이라고 한다. 언젠가 길리섬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추억을 쌓는 것도 좋겠지만, 먼 훗날에도 이 멋진 섬에 생명의 기운이 가득할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주시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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