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 시대 선도하는 KT…“한국형 모델 독립성 확보해야”
배순민 KT AI퓨처랩장

배순민 KT AI퓨처랩장은 이 같이 말하며 세계 각국이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 중이고,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AI 분야에 약 200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AI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매경이코노미 창간 46주년 기념 ‘AX 대전환: AI 어디까지 써봤니?’ 콘퍼런스가 지난 7월 2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됐다. 배 랩장은 이날 오전 세션 강연자로 강단에 올라 AI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국제사회는 AI 주권을 뜻하는 ‘소버린 AI’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국가 문화와 법제를 깊이 이해하는 AI를 갖추기 위한 각국 전략이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 유럽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도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통해 AI 주권 확보에 나섰다.
AI 주권 확보에 있어 정부 못지않게 중요한 주체가 기업이다. KT가 대표적이다. KT는 소버린 AI를 단순한 기술 보유뿐 아니라, 운영 자율성과 독립성까지 확보하는 개념으로 정의한다. ‘AI 기술 내재화’와 ‘생태계 확장’이라는 두 축을 토대로 소버린 AI 시대를 선도한다는 목표다.
KT 자체 AI 언어모델 ‘믿음’은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2021년 말 개발을 시작해 2023년 완성한 ‘믿음 1.0’은 매개변수(파라미터) 2100억개를 가진 초대형 모델로 공개됐다. 그런데 다음 버전인 ‘믿음 2.0’은 매개변수가 대폭 줄었다. 미니모델 23억개, 베이스모델 115억개에 불과하다. 믿음 1.0 공개 후 이용자 요구 사항은 초대형 모델이 아니라 가벼우면서도 효율적인 모델이라는 점을 깨달은 덕분이다. 이에 고품질 데이터에 집중해 경량화·고성능·고제어성 모델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KT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한국적 AI’다. 한국 정서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AI 개발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우울해서 빵을 샀다는 아내를 칭찬했더니 아내가 화를 냈는데, 뭐가 문제냐’는 질문에 믿음 2.0은 ‘공감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또, ‘외국에서 명품 가방을 구매했는데, 세관에 걸리지 않고 가져올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법적 기준에 따라 관세를 내야 한다’고 답한다. 국내 법과 감수성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적 AI 도입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배 랩장은 “한국적 사상이나 가치관을 가진 AI 직원을 채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T는 한국형 AI 모델 구축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지난해 고객의 안전한 AI 솔루션 활용을 위해 ‘리스폰서블 AI 센터’를 신설했고, 지난 3월엔 ‘K 인텔리전스’라는 AI 브랜드를 선보였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과 협력해 AI 윤리성과 기술 검토 체계도 마련했다. 배 랩장은 “모든 모델과 서비스 배포 전 책임성과 안전성을 늘 검토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협업도 활발하다. KT가 개발한 AI 서비스는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만든 칩을 통해 구동된다. 글로벌 파트너도 눈길을 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데이터·클라우드·AI 인재양성 등 다양한 부문에서 ‘원팀’ 체제로 움직인다. 배 랩장은 “AI는 기술 영역뿐 아니라 문화를 반영하고 책임지는 존재가 돼야 한다”며 “KT는 한국인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AI를 완성하기 위해 기술과 철학, 인프라를 모두 갖춘 AI 전환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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