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복잡한 '조국 8·15 사면' 셈법, 시기상조론에 호남 선거 걱정까지

복건우 2025. 8. 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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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대 크지만 각론 놓고 의견 분분..."대통령 고유 권한" 지도부 언급 삼가는 분위기

[복건우, 유성애, 김지현 기자]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범여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다소 복잡해 보인다. 총론인 사면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저마다의 셈법이 다르다.

박지원·강득구 의원을 비롯해 고민정·한병도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면 목소리가 거세지만, 8·15 광복절 특사를 단행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기상조론부터 폭발성이 있는 자녀 입시비리 문제에 대한 여론을 세심히 살펴 결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여기에 일부 호남 지역 인사들 중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국 사면, 8.15는 이르다? 적지 않은 민주당 내 조기 사면 반대 여론
 자녀 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배웅 나온 동료 의원과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오마이뉴스>는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을 물었다. 상당수 의원들은 조 전 대표 사면에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시기가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조 전 대표가 검찰 수사의 피해자이긴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2개월 정도가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첫 특별사면에 조 전 대표를 포함한 정치인을 포함시키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면이 돼야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에 올인할 때인데 그런 정치적 문제로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없고 줘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 호남 지역 의원도 "대통령이 되자마자 처음부터 정치인 사면을 검토하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아직은 좀 빠르다. 시기를 조절하면서 하는 게 맞다"라고 했고, 한 초선 의원도 "지금 조기 가석방을 이야기하는 건 너무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는 내년 12월로, 현재까지 복역 기간은 전체 형기의 4분의 1 정도다. 관례를 보면 형기를 절반도 못 마친 상태에서 특별사면이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재선 의원은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오히려 조 전 대표를 위한다면 사면론 자체를 논란으로 키우는 게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도 "억울한 사법 피해자 전체의 문제 속에서 함께 풀어나가야지 조국 사면만으로 접근하면 정무적 부담이 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조 전 대표의 주요 혐의였던 자녀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한 여론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표적수사 대상이 된 것은 맞지만 수감된 위법 사항엔 자녀 교육 관련 건도 있다. 부모들이 민감해 하는 이슈라서 국민 여론이 어떻게 될지(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공개적으로 사면을 촉구한 의원들과 같이 조 전 대표의 조속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초선 의원은 "조 전 대표도 이재명 대통령만큼 검찰 표적 수사의 피해자이고 피해 측면에서 대통령에 비해 적지 않다"라며 "조국 개인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를 놔두고 당에서 검찰개혁을 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내 정책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8·15 특사가 빠르긴 뭐가 빠르냐. 사면해 줘야 한다"라며 "(조 전 대표는) 사법 탄압의 희생자다. 온 가족이 완전히 도륙당했다"라고 말했다.

호남에선 내년 지방선거 걱정... "선거 구도 어려워질 것"

지역 민심을 놓고 조국혁신당과 경쟁 관계에 있는 호남 지역 의원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내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사면·복권을 받은 조 전 대표가 정치적인 활동의 반경을 넓히는 게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민주당을 제치고 당선한 바 있다.

한 호남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기초·광역 등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선거 구도가 어려워지니까 (조 전 대표 사면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호남에서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다른 호남 의원은 "(조국 사면이) 호남에 그렇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진 않는다"라면서 "(지역 민심은) 어렵게 탄생한 이재명 정부의 성공적 국정 운영이 가장 급선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적극적 지지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다음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사면을 받는 것보다 형기를 마치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조국 전 대표는 다음 대선 주자 아닌가. 본인이 분명한 정치적 미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며 "사면을 받는 것보다 형기를 다 채우는 게 (향후 정치적 행보에)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언급 삼가는 민주당 지도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조국 사면론을 둘러싼 당내 복잡한 기류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도 언급을 삼가고 있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 여당이라도 언급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대표 사면과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라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우리가 이래라 마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판단은 우리 몫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대표 후보들도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7월 29일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정청래 후보는 "당대표(후보)로서 대통령의 특수 고유권한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찬대 후보는 "개인 자격도 아니고 당대표 후보 자격으로 나섰는데 미리 당에서 사면권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입장을 내놨다(관련 기사: 조국 사면 건의할 건가? 정청래-박찬대의 똑같은 답변 https://omn.kr/2eq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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