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참혹함보다 '한국산 무기 성능' 자랑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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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태국 접경 지역에서 벌어진 지난 5일여 간의 무력 충돌로 최소 43명이 숨지고, 26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전쟁의 상처 위에 놓인 '무기 자랑'은, 한국이 '제3세계 분쟁'에 대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꼬집는 것이다.
우리가 직접 경험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전시 난민의 아픔을 기억한다면, 다른 나라의 전쟁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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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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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국의 포격으로 불타고 있는 캄보디아 국경 마을의 모습 |
| ⓒ Thai attack 페이스북 동영상 캡쳐 |
그러나 이 끔찍한 현실 앞에서, 일부 한국 언론들은 놀랍게도 '전쟁의 비극'보다 한국산 유도폭탄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의 실전 투입 여부에 더 큰 관심을 쏟았다.
국내 언론들의 '무기 찬양', 희생자들의 목소리마저 지우다
- 태국, 한국산 유도탄 KGGB로 캄보디아 박살…F-16과 찰떡 궁합 (뉴스1 TV)
- "도입검토 폴란드 잘봐!" 泰전투기 '韓 KGGB' 과시 (머니투데이방송)
- 한국산 폭탄으로 캄보디아 때린 태국…"첫 실전 투입 사례" (영상) (서울신문 나우뉴스)
- "태국, 캄보디아와 교전에 한국산 KGGB폭탄 투하…첫 실전 사용" (연합뉴스)
이런 제목의 기사와 영상들이 유튜브와 국내 언론 사이트에 걸렸다. 정작 해당 폭탄이 떨어진 지역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사는 마을과 그 인근 군사시설이다. 한국 무기의 '성능'을 소개하며 국산 방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는 보도 뒤편엔, 피난을 떠나 울부짖는 아이들과 가족을 잃은 이들의 절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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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에 전시된 KGGB 유도탄 |
| ⓒ 위키백과 |
프놈펜에 사는 한 캄보디아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왜 한국 언론은 캄보디아가 당한 고통엔 침묵하면서, 태국이 쏜 폭탄이 한국산이라고 자랑하는 거죠? 한국 사람들은 모두 태국 편인가요?"
이 질문에 도무지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는 그저 '감정적인 푸념'이 아니다. 전쟁의 상처 위에 놓인 '무기 자랑'은, 한국이 '제3세계 분쟁'에 대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꼬집는 것이다.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직접 경험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전시 난민의 아픔을 기억한다면, 다른 나라의 전쟁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자명하다. 피해자와 고통받는 민간인을 향한 연대와 위로, 폭력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 국제 인도적 지원에 대한 고민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언론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마치 군사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듯 "우리 무기, 얼마나 정밀한지 봤지? 가성비 최고지?"라고 떠들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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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태국 국경 근처의 한 마을에서 양국 간 국경 충돌로 양측에서 최소 43명이 사망했다. 태국은 7월 30일 캄보디아 군이 국경에 야간 공격을 개시했다며 캄보디아가 국경 간 전투를 종식시키기 위한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
| ⓒ AFP/연합뉴스 |
특히 한국이 캄보디아에 적지 않은 원조를 해오며 "좋은 친구"임을 자처해온 이상, 이번처럼 캄보디아 국민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태도는 외교적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 현지에 사는 우리 교민들도 국내 언론들의 편향된 보도 행태로 인해 그동안 함께 잘 지내온 캄보디아 이웃들과 거리가 멀어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전쟁의 참혹함과 고통보다 무기 '성능' 자랑에 쉽게 눈과 귀를 내어준 우리의 태도는 얼마나 깊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지 말이다. 피 흘리는 타국의 현실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남의 일'로 치부하며, 자국 무기를 찬양하는 데만 집중하는 그 모습이 매우 부적절함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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