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외된 부동산...보유세 카드 ‘만지작’ [2025 세제개편]
대출 규제 효과로 집값 상승세 꺾여 타이밍 조절
법 개정 필요 없어...시장 악화시 추가 수단 활용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으로 손질한 첫 세법개정안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분야는 제외됐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일단 안정화되면서 관련 세제 개편은 좀 더 시간을 두고 판단하기 위해서다. 다만 공시가격 조정 등으로 법 개정 없이도 보유세를 손 볼 수 있어 추가 규제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에는 종합부동산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 굵직한 부동산 세제는 담기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식 시장 개정안과 소상공인 등 민생안정 세제지원 확대가 주를 이뤘다.
박금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세제개편안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금융 대출 정책이 나왔고 공급 확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며 “정책 효과를 지켜보는 한편 부동산 세제를 강화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6·27 대출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5주째 둔화되며 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섣불리 추가 조치를 꺼내기보다 시장 흐름을 주시하며 시기와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섣부른 부동산 세법 개정은 자칫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에서도 세금 규제가 오히려 부동산 불안을 키웠던 사례가 적지 않아 부동산 세제 손질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모양새다.
법 개정 없이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높일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는 점도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이 필요한 세율 조정을 하지 않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 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 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10억원이고 비율이 50%라고 가정하면 5억원이 실제 세금 계산의 기준이 된다. 해당 비율은 문 정부 때 95%까지 높아졌다가 윤 정부때 60%까지 낮아졌다.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 고쳐서 세금 부과액을 높일 수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을 오는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올리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단기간에 고가 주택의 공시가를 급격히 올리면서 시세와 공시가격의 ‘역전 현상’이 초래됐다. 1주택자도 과도한 보유세를 부과한다는 비판도 잇달았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공시가격을 로드맵 도입 전 수준인 평균 69%으로 되돌렸다.
문 정부 이후 고가 주택이 급증한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인상되면 종부세 세수가 상당히 증가할 것승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에서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상향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며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정부가 굳이 지금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할 필요는 없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 등 보유세 인상 카드는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경우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내년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시행령을 고쳐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공시가격 산정 작업이 매년 10월부터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시장 흐름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 조정될 여지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쉬운 방법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는 것이지만 이를 60%에서 80%로 갑자기 상향하면 세 부담이 급격히 늘 수밖에 없을 것”고 짚었다.
그는 다만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원활하게 만들어 사회적 후생을 높이려면 거래세 등 다른 세목과의 균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보유세만 올린다고 해법이 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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