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와 똑같은 15%인데…韓 자동차 관세 더 아픈 이유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이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던 25% 관세가 15%로 10%포인트(p)내려갔다. 완성차 업계는 일단 ‘최악은 피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시작된 자동차 무관세 효과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오전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는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15% 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미국과 협상을 끝낸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동차 품목관세를 15%로 낮췄는데, 한국도 경쟁국들과 출발선은 맞춘 것이다.
다만 일본과 EU는 미국 수출 차량에 2.5% 기본 관세를 적용 받다가 이번에 15%로 올랐는데, 한국은 한미FTA 혜택으로 관세 0%였다가 단번에 15%로 오는 셈이라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자동차 업계에선 FTA 체결 국가라는 점을 강조해 경쟁국보다 2.5%p 우위를 유지하기를 바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12.5% 관세 주장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15%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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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남겨도 더 팔아야…점유율 싸움 더 치열

다만, 현대차·기아는 곧바로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가격동결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일본·유럽연합(EU)산 자동차도 15%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한국 차들은 우선은 마진을 줄이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추후 가격을 서서히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를 조기 구축해 관세 영향력을 줄인다는 게 현대차·기아 전략이다. 현재 조지아공장(34만대), 앨라배마공장(36만대)에선 연간 70만대가 생산되는데 HMGMA가 50만대를 생산하면 미국 판매량(지난해 171만대)의 70%를 미국에서 생산해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보다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HEV) 혼류 생산 등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5% 관세가 현실화하자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3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각각 4.48% 7.38% 하락했다.

한국GM의 경우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한국GM이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트레일 블레이저 등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현지에서 2만달러 초중반대로 판매 중인데 관세 부과 이전부터 마진율이 낮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제너럴모터스 본사로서는 한국 정부에 관세 부담 전가를 위한 지원금을 요구해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그대로 “아쉽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21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현지에서 중간재인 철강 조달 계획을 세웠지만 당분간은 철강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기로 한 제철소에는 포스코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는 지난 6월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후 이달까지 지반 조사를, 다음 달에는 현지 설비 업체를 선정하는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이 제철소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가전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가전제품에 쓰이는 철강 등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15%의 상호관세도 추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냉장고 제품 전체의 철강 함유량이 30%면 이 30%에 대해서는 철 관세 50%가, 나머지 70% 부분에는 상호관세 15%가 적용된다.
박영우·김효성·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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