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검 "이상민, 내란 순차 공모범…단전·단수는 국헌문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는 그 자체로 ‘국헌문란(國憲紊亂)’이라는 논리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이 내란 범죄의 ‘순차 공모범’이라고도 지목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단전·단수 조치 지시는 언론사의 기능 정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헌법상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헌정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란 내용을 담았다.
계엄법상 계엄사령관은 군사상 필요로 언론·출판에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으나 그 내용을 미리 공고해야 한다. 계엄 상황에도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취지다. 특검팀 관계자는 “적법 절차가 없었지 않나”라며 “단전·단수 지시는 국헌문란”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특정 언론사 등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지시를 통해서 내란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영장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을 공모했고, 이 전 장관은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함으로써 이에 가담했단 내용이 포함됐다.
특검팀은 아울러 이 전 장관과 함께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軍)사령관들을 ‘내란 범행의 순차 공모범’으로 기재했다. 내란의 계획 단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순차적으로 가담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 전 장관 등을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공모공동정범’으로 묶었다. 이 전 장관 등이 내란 과정에 일부 역할을 맡음으로써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소방기본법 제27조는 소방이 화재 진압 등 소방 활동 시에만 건물 단전·단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특검팀은 ‘각 행정기관의 장은 소관 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한 정부조직법에 따라 이 전 장관과 허 청장 사이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인 ‘지휘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위증 혐의에 대해선 이 전 장관이 지난 2월 11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단전·단수 지시를 받지 않았다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다 ▶김용현 전 장관에게 문건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대통령 지시 2시간 뭉갰겠나”
이 전 장관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게서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소방청에 그와 같은 지시를 하지도 않았단 게 이 전 장관 측 주장이다. 소방당국엔 ‘안전 활동에 유념하라’는 당부 전화를 했을 뿐이란 취지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이 전 장관이 허 청장과 통화한 시각은 오후 11시37분쯤으로 파악됐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만일 대통령이 (단전·단수) 지시를 했다면, 그런 급박한 상황 속에 신속하게 전달해야지 무려 2시간을 뭉개고 있다가 갑자기 전달하지는 않지 않았겠느냐”라 증언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행안부 장관이 소방청장을 구체적으로 지휘할 권한이 없다고도 반박한다. 특검팀이 근거로 든 정부조직법과 관련해 ‘행정기관장은 소속 청의 중요정책 수립에 관해 청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는 같은 법 특별규정을 근거로 제시했다. 즉, 단전·단수 조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장관이 청장을 지휘할 수 있는 ‘정책 수립’엔 해당하지 않는단 취지다.
특검팀은 지난 28일 이 전 장관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3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김성진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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